국민연금, ISDS 판례로 1,600억 원대 배상 부담 덜어…의결권 행보 탄력
‘국민연금과 국가 별개’ 국제 판단 확보
장은숙 2026-03-03 09:27:43
▲ 사진=KBS뉴스영상캡쳐
300조 원이 넘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요 기업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온 국민연금의 역할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 6천 시대를 맞아 기관투자가로서 책임과 영향력도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로서 보다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외국계 투자자들의 소송 가능성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엘리엇 사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2018년 1조 원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7년여 만에 ‘국민연금과 대한민국 정부는 별개의 주체’라는 국제적 판단이 나오면서, 최대 1,600억 원대에 달할 수 있었던 배상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판례는 향후 유사 소송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외국계 투자회사가 국민연금의 투자 판단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을 제기하려면,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분별한 ISDS 제기를 차단하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이번 판정의 경제적 가치는 수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향후 의결권 행사와 주주권 강화 움직임에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