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1일간=김태인 ]
▲ 상록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백동철감독
영화, 드라마계에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백동철 감독이 자신의 시나리오 '우리 동네 특공대'가 하이지음스튜디오 주식회사에 의해 도용되었다고 주장하며, 2025년 11월 5일 오후, 결국 안산 상록경찰서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는 거대 자본에 맞서 개인 창작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길고 힘든 싸움의 서막을 알리는 움직임으로, 예술계 전반의 불공정한 창작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하고 있습니다.
백동철 감독의 주장에 따르면, 그의 시나리오 '우리 동네 특공대'는 2020년 7월 최초 줄거리가 작성되어 2021년 4월 수정 작업을 거친 작품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시골 교회의 장애인들이 자율 방범대처럼 특공대를 결성하여 동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하이지음스튜디오의 '우리 동네 특공대(UDT)'는 예비역 특공대가 동네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현재 2025년 6월부터 유명 배우 캐스팅과 함께 촬영까지 끝마치고 방송을 예고 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은 제목부터 '우리 동네 특공대'로 유사하며, '5명의 동네 특공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룹 구성, 그리고 동네에서 발생하는 범죄 사건을 해결한다는 기본 서사 구조가 동일합니다. 백 감독 시나리오의 '장애인' 설정이 하이지음스튜디오에서는 '예비역 특공대'로 변경되었으나, 이는 원작의 핵심 아이디어를 회피하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백 감독 시나리오 내 '군대' 경력의 인물 설정 등 세부적인 유사점들 또한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것이 백 감독 측의 주장입니다.
백 감독의 시나리오가 하이지음스튜디오의 제작 시점보다 훨씬 앞서 존재한다는 명백한 시간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하이지음스튜디오는 백 감독에게 오히려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취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와 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는 대형 제작사가 개인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쉽게 차용하는 구조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일개 개인이 거대 자본과 시스템을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명확한 법적 절차와 증거 마련의 어려움, 길고 지루한 소송 기간, 그리고 막대한 비용은 개인 창작자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미 대자본의 작품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이익을 창출하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곤 합니다.
백동철 감독은 "예술인들의 창작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형사 고소는 단순한 시나리오 표절 문제를 넘어, 국내 예술계의 불공정한 창작 환경과 지적 재산권 보호의 취약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창작자의 피와 땀이 담긴 아이디어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거대 자본에 의해 유린당하는 현실에 대해, 이제는 사회 전체가 깊은 관심을 갖고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