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이 외국계 은행보다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대출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외국계의 공세 속에 몸사리는 토종은행′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 조흥, 우리 등 내국계 은행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제조업에 대한 대출비율은 전체 대출금의 33%에 그친 반면 제일, 외환, 한미 등 외국계 은행의 제조업 대출은 39%에 달했다.
특히 하나, 국민 등 합병과정을 거친 `혼합계 은행′의 제조업 대출은 18%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토종은행들의 제조업 대출비율이 낮은 것은 외국계 은행에 비해 담보대출의 비중이 높고 신용대출 비중은 낮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6월 현재 혼합계 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36%에 불과한 반면 담보대출은 57%에 달했으나 외국계 은행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이 각각 46%, 48%로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국내 토종은행들이 외국계 은행보다 제조업 활성화 등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002년 23%였던 외국계은행의 자산증가율은 2003년 3.4분기에도 15%에 달했으나 혼합계 및 내국계 은행의 같은 기간 자산 증가율은 각각 11%, 8%에 그칠 정도로 국내은행들이 소극적인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전체 자산에서 외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말 20.3%에서 2003년 9월 21.5%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외국계 은행이 그간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2003년 3.4분기 현재 가계자금 대출액 증가율(32%)이 내국계(16%), 혼합계(12%)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반면 토종은행은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데 주력, 영업수익중 대출채권 이자의 비중이 높다"고 지적하고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는 가계 및 기업의 부담이 되는데다 은행의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상충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2003년 9월 현재 혼합계 은행은 영업이익 중 대출채권이자 비율이 58%나 됐으나 외국계는 49%에 불과했다.
또 원화의 예대금리차도 혼합계 및 내국계 은행은 각각 3.31%포인트, 3.24%포인트였으나 외국계는 2.98%포인트에 그쳤고, 원화 대출채권 평균이자율도 혼합계 7.29%, 내국계 7.15%, 외국계 6.94% 등으로 편차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03년말 현재 외국계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은 2.1%로 크게 낮아졌으나 혼합계 및 내국계는 각각 3.9%, 3.3%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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