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가고 봄은 왔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원인은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물가 폭등이다. 이상 한파와 구제역 파동으로 신선식품 가격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름을 부은 것은 유가 급등이다. 일본지진 사태 영향도 더해졌다. 문제는 물가고에 시름하는 서민들이 향후 경기를 좋게 보기는커녕 지금보다 더 팍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3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 하락한 98로 떨어졌다. 지난 2009년 4월(98) 이후 2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100) 아래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보다 낮을 경우 현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각종 지표는 금융위기 이래 최악으로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64로 18포인트 급락하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락 폭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 폭이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19포인트 급락한 75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12포인트 떨어진 88로 1년8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정부는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말하지만, 서민들은 물가 안정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물가 안정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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