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 위기로 일자리가 줄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면서 정부의 실업자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하지 않는 '사실상 백수'가 4백만명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용시장의 한파가 가실줄을 모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가 통계로 잡는 실업자에,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자,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쉬는 사람, 1주일에 18시간 미만을 일해 실제로는 실업자로 볼 수 있는 사람까지 포한한 "사실상 백수"는 408만명 정도이다.
쉬었음이나 취업준비중에 일부 중복되는 사람을 빼더라도 이 숫자는 400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이런 사실상 백수는 2003년 280만 8천명에서 2005년 351만 1천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구직단념자는 16만 2천명으로 지난 2003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이 있고 일자리를 찾을 생각도 가지고 있어 구직활동을 해 봤지만 2008년 9월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하면서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자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들로 고용시장의 불안 장기화를 반증하는 것이다.
또 1주일에 18시간 미만을 일하는 사람들은 어찌됐든 일자리가 있기는 하지만 근로시간이 너무 적어 실제로는 취업자로 보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밖에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수를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도 지난해 1,569만 8천명으로 2000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나 가사를 담당하고 있는 주부, 휴업이나 폐업을 한 자영업자 등도 역시 실업자로 통계에 잡히지 않고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다. 이 숫자 역시 사실상 백수로 봐도 된다.
기획재정부는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자리를 제공하고 여성들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일자리와 가정을 양립시키는 '유연근로제'를 도입해 이런 비경제활동 인구에 대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주도의 한시적인 일자리는 양질의 고용으로 볼 수 없다. 정부가 기업을 향해 투자확대를 애타게 요청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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