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외지에서 온 지인을 위해 전주한옥마을 탐방에 나섰다. 한해 500만 명이 다녀가는 국내 최고 문화관광지 명성에 맞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통찻집을 비롯해 음식점, 커피숍 등은 만원이고 이름난 곳은 수십 미터 줄을 서있는 것은 기본이었다. 길 위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머니들의 손맛이 담긴 푸짐한 잔치 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의 하나다. 수십 가지의 푸짐한 잔치음식을 무한대로 맛보는 행복은 그야말로 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간 첫날만 간단한 다과로 준비됐다.
최고의 소리꾼들이 참여하는 명품 마당극
전주한옥마을은 국제슬로시티 선정 유네스코 지정 음식창의 도시, 그리고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되는 등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곳이다.
각종 인터넷 블로그에도 한옥마을 탐방코스가 많이 소개되면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하나의 순례코스(?)로 정해졌다. 우리는 우선 전동성당, 전주경기전 등 골목골목을 타박타박 걸으며 사진을 찍고 전통의 숨결을 오롯이 느꼈다. 함께한 지인들은 ‘한지길, 술도가길, 사랑길, 선비길 등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멋진 풍경에 마음까지 편안해 진다’ 고 입을 모았다.
▷김성예 명창의 뺑덕어미 역할과 남장한 이순단 명창의 황봉사 연기가 '약방의 감초역할'을 자처한다. 해학과 비극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공연은 보는 내내 유쾌하고 감동적이었다.
특히나 우리 일행이 한옥마을을 찾은 18일 오후에는 야간상설공연 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이하 천하맹인)’ 첫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천하맹인’ 은 판소리「심청가」중에서 ‘황성맹인잔치’ 장면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이번 마당극은 해학과 정통 창극의 짙은 감성을 조화롭게 재구성한 70분짜리 마당창극이지만 한번 보다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그만큼 유쾌하고 감동적인 공연은 우리를 스펀지처럼 흡수시켰다. 특히 판소리계의 슈퍼스타인 안숙선 명창(심청)을 비롯해 왕기석(심봉사), 김성예(뺑덕), 이순단(황봉사)명창 등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마당창극으로 몰입도가 최고였다.
공연티켓 1장으로 누릴 수 있는 ‘1석 3조’ 효과
우선 허기진 배는 잔치음식으로 채웠다. 수정과에 연근전, 호박전, 약밥, 떡, 과일 등등 접시에 한가득 담았다. 그리고 한옥 소리문화관 야외마당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눴다. 이후 어두컴컴해지더니, 메인 공연장에 불을 밝혔다. 소리문화관 한옥의 대청을 중심으로 첫선을 보인 미디어아트가 정말 신선하며 새로웠고 집중력을 높였다. 또 공연에서 황봉사와 뺑덕어미가 얼싸안고 반기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 모습에 웃음바다가 펼쳐졌다. 일부 관객들은 명창들의 소리에 “얼씨구 조~오타” 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마당극을 더욱 맛깔스럽게 이끌었다.
‘천하맹인’ 은 고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이끌어내 재미와 감동을 줬다. 공연을 보는 내내 뺑덕어미와 황봉사를 보며 웃음이 멈추지 않았고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와 재회하는 장면에선 눈물이 글썽였다. 판소리계의 영원한 디바 안숙선 명창이 나이를 초월한 ‘심청’ 의 우아함을 보여줬고 여기에 남성 소리꾼계의 대표주자 왕기석 명창이 함께했기에 가능했으리라 판단된다.
가족들과 함께 인천에서 왔다는 강요셉(38)씨는 “바로 눈앞에서 명창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 이었다” 고 말했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양유정(29)씨는 “마당창극이라고 해서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공연에 풍물패도 등장하고 싸이 춤도 추는 등 신선하고 재미있게 구성해 보는 내내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공연 이었다” 며 “주위친구들에게도 유쾌하고 감동적인 마당창극을 알려야겠다” 며 환하게 웃었다.
관객석 바로 앞에서 명창의 낮은 숨결과 미세한 울림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만큼 작고 아담한 한옥공간에서 열리는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풍물패는 신명나고 즐겁게 마당창극을 이끌었고 각자의 장기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안숙선 명창의 소리는 그야말로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으며 심청이와 심봉사가 만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글썽일 정도였다.
명창들의 배틀, 소리의 성찬은 쭉 이어진다!
‘천하맹인’ 에 참여하는 출연진의 면면을 보면 가히 판소리계 블록버스터 공연이라 해도 과함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대한민국 최고 명창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모든 역은 더블캐스팅이다. 판소리계의 대모 안숙선 명창이 ‘심청’ 의 우아함을 보여주고 떠오르는 스타 박애리의 고혹적인 ‘심청’ 도 기대가 된다.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수상한 왕기석과 송재영 명창의 ‘심봉사’ 역시 농익은 소리와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극 중 재미를 더 할 뺑덕이네 역할에는 마당놀이 주역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성예 명창과 전북도립창극단 멤버 김공주가 출연한다. 뺑덕과 환상의 호흡으로 시종일관 웃음과 관객의 호응을 이끌 황봉사역에는 당대 최고의 황봉사로 사랑받고 있는 전북도 무형문화재 이순단 명창과 영화 ‘춘향뎐’ 의 방자로 출연,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줬던 김학용 명창이 함께한다. 또한 공개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진원, 이지숙, 조용균, 임인환 등 젊은 소리꾼들의 열정 가득한 소리 역시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이번 공연은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오는 10월 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부터 만날 수 있다. 더욱이 ‘천하맹인’ 은 전통체험과 잔치음식 그리고 공연을 볼 수 있는 ‘1석3조’ 의 문화상품이다. 공연 전 5시부터 부채, 목판, 풍물, 다도 등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을 골라서 체험할 수 있으며, 7시부터 전주막걸리를 비롯해 전, 수육, 떡 등 전주의 잔치음식이 무제한 제공된다.
자! 올 여름 무더위에 고생하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 체험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1석3조’ 의 하룻밤 소리여행으로 떠나볼까?
예매처 : 인터파크 1588-1555
공연문의 및 전화예약 : 063-283-0223 (전주문화재단 한옥자원활용 상설공연단)
▷바로 눈앞에서 명창의 낮은 숨결과 미세한 울림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공연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작고 아담한 한옥공간에서 열리는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천하맹인을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예매정보>
입 장 권 : 전석 25,000원 (공연관란+전통문화체험+잔치음식포함)
할인혜택 : 보호자 동반 미취학어린이 무료입장 / 청소년(초,중,고) 및 어르신(만60세 이상) 50%
3대가 함께 관람시 30%, 한옥마을 영수증 지참시 30%
소리문화관 회원 30%, JB카드 결재시 40%
* 모든 할인해택은 중복 적용되지 않으며, 티켓 수령 시 관련 증빙자료 지참해야 함
1박2일 전주소리여행 스페셜 패키지 티켓 :
(한옥 1박 + 천하맹인 공연관람 + 전통문화체험 + 잔치음식 + 아침콩나물국밥)
- 2인 커플: 115,000원 / 4인 가족 18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