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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갖춰입고 회의를?…종로구 간부회의 진풍경
  • ymh
  • 등록 2013-03-16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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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월 첫째 화요일은 ‘한복 입는 날’…전통문화 생활화 솔선수범 나서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전통한복 입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종로구청에서는 현재 5급 이상 직원들을 중심으로 의무적으로 한복입기를 실천하고 있다.

문화공보과, 민원여권과, 혜화동, 구청 민원 도우미, 보건소 민원실, 구민회관 및 문화체육센터 안내데스크 직원 등 민원인을 대하는 대민부서 직원들도 한복을 입는다. 6급 이하는 한복을 소지한 직원 위주로 자율적으로 순번을 정해 입도록 하고 있다.

“한복 입기 운동이 소중한 우리 전통문화와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말이다. 종로구가 이처럼 한복입기를 권장하고 나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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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종로구 새마을단체 회원들이 광화문과 세종문화회관에서 추석맞이 한복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울시 종로구)

지난해 9월, 종로구 새마을단체 회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추석맞이 한복입기 캠페인을 펼쳤다. 우리 한복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작은 행사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이곳을 지나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복을 입은 회원들과 사진을 찍거나 전통한복에 대해 궁금증을 묻는 외국인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

이렇게 고무된 분위기는 구청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로 거듭났다. 전통한복의 대중화와 생활화에 구청이 솔선수범해 보자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김 구청장은 아예 정기적으로 실행으로 옮겨보길 제안했다. 의견 수렴을 거쳐 매월 첫째주 화요일을 ‘한복 입는 날’로 정했다. 설, 대보름, 단오, 추석, 동지 등 고유명절 연휴 전일 또는 당일에도 한복을 입기로 했다.

지난 5일, 전체간부회의 때에는 전 직원이 한복을 입고 출근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직원들은 한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달라진 회의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종로구는 이날 한복전문가를 초빙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복 바르게 입는 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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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 종로구 전체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종로구)

한복 입는 날에 대한 공무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종로구 공보팀 윤정숙 주무관은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일하면 불편할까봐 매우 걱정했는데,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통 넓은 한복을 입으니 오히려 더 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민원인들의 반응이 좋아졌다. 직원들이 민원인을 대하는 자세가 한복의 단아한 이미지와 함께 친절함으로 이어졌고 민원인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 아울러 직원들의 자긍심 또한 덩달아 높아지는 성과도 있었다.

종로구는 이같은 긍정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매월 한복이 잘 어울리는 직원 5명을 선발해 문화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한복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과 주민을 대상으로 한복 바르게 입는 법과 한복의 우수성을 내용으로 한 강연회도 개최하는 한편, 국악, 동양화 갤러리 전시 행사와 각종 전통행사 때에도 직원들에게 한복입기를 권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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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정례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종로구)

종로구 직원들이 입는 한복은 흔히 말하는 개량한복이 아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순수한 우리 전통한복을 고집하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전통한복을 제대로 이해하겠다는 다짐이다. 다만, 일부 직원들의 불편을 감안해 외부 출장과  7~8월 혹서기에는 자유복을 권장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자 종로구 관내 민간단체들도 한복입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전통한복 상인연합회는 분기별 한복 패션쇼를 주관 개최하기로 했으며, 전통한복 모임들은 통반장이나 직능단체 등과 함께 민간 차원의 전통한복 입기 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종로구의 전통문화 보존과 활용은 한복뿐 아니라 한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종로구는 한국근대 최초의 요정인 ‘오진암(梧珍庵)’을 복원해 조만간 주민들에게 전통문화 체험 생활공간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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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출근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종로구)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1910년대 지어진 요정(料亭) 오진암은 단층 한옥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상업용 한옥이다. 오진암은 2010년 주인이 바뀌고 철거가 시작된 것을 종로구가 발견하고 이축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오는 6월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종로구는 또 한옥자재은행을 부암동에 8월중 열 계획이다. 헐리는 전통 한옥 자재를 다른 지역으로 반출하지 않고 이를 사들여서 한옥 건축에 재활용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런가 하면,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는 국내 최초 전통한옥 청사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민원 안내도우미는 물론 직원 대부분은 한복입기를 거의 생활화 하고 있어 내외국인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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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는 국내 최초 전통한옥 청사로 자리매김하며 내외국인이 들르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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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한복 차림으로 민원인들을 맞고 있다.

종로구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수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종로구만이 가지는 전통문화시설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종로구민인 김경희(45)씨는 전통한복 입기 지정일에 대해 “글로벌 한류라는 입장에서 한복이 상대적으로 조명이 덜 돼 아쉬웠는데 종로구가 전통명품도시답게 챙겨 입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전통한복 입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종 구청장은 “역사와 문화가 바로 종로의 정체성이며,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바로 종로의 역할”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가 생활 속 깊숙이 뿌리박힐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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