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부터 운행을 중단한 전국 모든 지역의 버스들이 6~7시간 만에 운행을 재개했지만, 배차 간격이 늘어나고 평소보다 많은 자가용 차량으로 교통혼잡이 빚어지면서 출근길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표퓰리즘과 시민을 볼모로 한 버스-택시 업계 간 기득권 싸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0시부터 전국 대부분 버스가 운행이 중단되자 직장인들은 출근을 위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 승용차를 몰고 집을 나서거나 지하철역, 택시정류장으로 몰렸다.
그러나 택시잡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도로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면서 지각하는 직장인이 속출했다.
오전 6시4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2동. 평소 버스를 타고 여수동 직장까지 출근한다는 공무원 이모(46)씨는 30분 전에 부른 콜택시가 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결국 김씨는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야탑역까지 간 뒤 다시 택시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
김씨는 오전 6~7시께 버스 운행이 재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방 재개할 운행을 굳이 서민들이 움직이는 새벽에 멈춰 고통을 주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현역과 야탑역은 평소보다 조금 더 붐비는 정도였으나 역 주변 정류장은 이리뛰고 저리뛰며 우왕좌왕하는 시민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7시쯤 집에서 나와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으로 출근하는 분당지역 시민들은 버스운행이 재개되기 전 마땅한 교통편을 찾지 못하고 긴 시간을 기다리는 바람에 회사에 지각 출근하기도 했다.
오전 8시께 수원역 주변 택시승강장에는 50여명의 시민이 길게 줄지어 늘어섰지만, 택시가 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수원 정자동에서 인계동까지 출근하는 조인경(30·여)씨는 "버스 운행 재개 소식을 듣고 버스 회사에 전화했더니 차고지에서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고 해 택시를 타기로 했다"며 "그러나 30분째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버스와 택시업계 다툼에 왜 시민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 우리가 봉이냐?"며 "아무쪼록 빨리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전 7시께 수원 율전동에서 서울 사당으로 광역버스로 출근해온 김모(53)씨는 "서둘러 집에서 나왔더니 운행을 재개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버스는 오지 않고 평소보다 도로에 차가 많아 버스를 타도 회사에 지각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조씨는 "우리같이 서울 외곽 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오늘처럼 버스가 멈춰 서면 대책이 없다"며 "시민을 볼모로 삼는 버스업계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 법원사거리 앞을 지나는 일부 시내버스는 배차 간격이 벌어지면서 승객이 만원을 이루자 일부 정류장을 무정차 통과해 기다리던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도로 정체로 수원 법원사거리~수원 버스터미널까지 평소보다 30분 이상 더 소요되기도 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이날 오전 전면 버스 운행 중단 방침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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