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부산권 해안공원 발전사업에 일터 잃는 어민·해녀들
  • 주정비
  • 등록 2017-09-22 10:12:48

기사수정
  • 구청 "공익 목적" 40년 해녀촌 철거 계획



서부산권 해안공원이 연안정비와 개발 사업으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생계를 위한 터전을 빼앗기는 어민과 해녀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케이블카 개통 이후 송도해수욕장 일대 상인들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들 해녀는 내다 팔 해산물을 잡으러 가는 대신 구청에 모여 힘겨운 집회를 열고 있다. 


1970년대 만들어져 이제는 서구 명물로 자리 잡은 암남공원 해녀촌 부지에 구청이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애초 22일 구청의 해녀촌 철거가 예고됐지만, 철거 하루 전인 21일 법원이 해녀촌 조합이 제기한 '철거 행정대집행 취소 소송' 항소심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당장의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지난 7일 1심 판결 때처럼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구청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들 해녀는 40년 넘게 닦아온 암남공원에서 내쫓기게 된다.


이들은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된 해안정비 사업 등으로 다이빙대와 구름산책로, 오토캠핑장, 해상케이블카 설치 소식이 들릴 때마다 '공설해수욕장 1호'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하던 자신들이 한심하다고 토로했다. 


해녀 A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송도해안공원 발전 사업이 우리의 생계 터전을 앗아갈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차장은 핑계고, 케이블카 내 식당이 해녀촌으로 손님이 몰려 장사가 안되니까 우리를 내쫓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안정비 사업으로 자신의 일터를 빼앗기는 곳은 서구뿐만이 아니다.


사하구 다대포 어민들 역시 해안 정비사업으로 자신의 생계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게 됐다. 


파래 채취 어민들은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다대포해안 동측 연안정비사업으로 45년 운영해온 위판장의 문을 닫게 됐다. 


위판장 인근 바다를 매립하고, 3m 높이의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바다와 위판장으로 연결된 이동통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몰운대 쪽 해안에 자갈과 돌을 투입해 방재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장을 망가져 어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영도구 동삼지구도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바다 매립 공사로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인근 미역 양식장 수확과 물질을 하는 해녀의 생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70~80년대 호황을 이루다 동부산권 해수욕장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걷던 서부산권 해안공원이 지자체가 앞다퉈 정부기관과 손을 잡고 추진하는 정비사업에 방문객은 늘어났지만, 이곳 해녀와 어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