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드 성주에 기습 배치, 대선 결과 관계 없이 중국과 북한을 압박
  • 윤영천
  • 등록 2017-04-27 10:14:03

기사수정
  • 언제든 北 타격 경고 메시지



한미가 2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성주에 기습적으로 배치한 것은 13일 남은 대선 결과에 휘둘리지 않고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려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무기인 만큼, 미국과 중국이 사드를 매개로 빅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이 지난달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를 한반도에 들여오는 ‘알박기’에 나섰지만,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서 다시 불붙을 수 있는 첨예한 이슈였다.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데 반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 결정은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이미 들어온 사드 장비를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성주에 배치하는 시기를 놓고 정치적으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사드 배치가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표류할 여지 자체를 없앤 셈이다.


국방부는 그간 “대선 이전에 배치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미군과 장비 반입시기를 조율하는 이중 행태를 보였다. 20일 주한미군에 경북 성주골프장 부지를 공여한 이후에는 ‘부지공여→환경영향평가→기지공사→사드 배치’로 이어지는 일련의 절차를 강조하며 연막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선 “반대 주민들이 골프장 앞에 진을 치고 있다면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밀고 들어가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도 흘러 나왔다.


군 내부에선 사드 배치가 표류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군 일각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사드 문제를 지금 마무리 짓는 것이 오히려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뻔한 상황에서 현 정부가 그 부담을 안고 나면, 차기 정부가 대중 외교에서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대선 이후 한국의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복원하려 나설 것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가 마무리 되면 한중관계에서 더 이상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드를 향한 중국의 거친 언사는 말 폭탄에 불과하다”며 “한미 양국이 크게 의식할 단계는 지났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도 담겨있다. 미사일 방어를 강화함으로써 도발을 차단하고 언제든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는 압박의 의미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선제타격이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 옵션으로 살아있는 만큼, 먼저 사드로 방어망을 갖춘 뒤에 우리도 여차하면 북한을 때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대북제재와 미국의 사드 철회를 맞바꾸는 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날 국내 강연에서 “중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면서 사드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에 부응해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잠시 중단하고 반년 혹은 1년 안에 아예 철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