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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라도 내려놓아라>
  • 조재성
  • 등록 2014-12-26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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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한 해 우리는 세상의 명리를 좇으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을까?’
  © 금담출판사


그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분주한 세밑이다. 다이어리에는 해야 할 일과 만나야 할 사람, 이루어야 할 목표 등의 목록들이 넘쳐난다.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해서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삶, 그렇지 않으면 자신만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한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질주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소설가 김영하는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이 없다면 인생이라는 것은 그저 끝없는 레이스일 뿐”이라고 말한 뒤 다음과 같은 일침을 가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차를 마실 때는 차만 마셔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처럼 차를 마실 땐 차에만, 책을 읽을 때는 책에 집중해서 그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최근 출간된 <잠시라도 내려놓아라>에도 등장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 평상심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온갖 것들을 바라고 잠을 잘 때도 온갖 생각을 꾸며 삶에 초조함을 안겨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종의 큰스님 대주선사의 말이다. 그는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할 일과 목표를 점검하느라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잠시라도 해야 할 일을 내려놓을 것을 조언한다.

 

'잠시라도 내려놓아라'는 중국 고전문학의 대가로 알려진 푸단대학 중문과 뤄위밍 교수가 몸과 마음이 분주한 현대인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쓴 책이다.

 

그는 한시와 선종 스님들의 화두를 접목하여 ‘일만 하고 사람은 되지 못해서야 쓰겠는가!’, ‘목표를 동쪽에 놓고 서쪽으로 향하면 그것은 물러섬이다. 목표를 뒤집으면 바로 나아감이 된다.’, ‘움직이는 건 깃발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이라는 등의 절묘한 삶의 지혜를 전한다. 잠시라도 내려놓는다는 것에 대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물을 끓이던 도중 장작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얼른 나가서 장작을 사와야지요.”
“옆집에서 장작을 빌려오겠습니다."
“……”
“아무도 주전자 안의 물을 조금 따라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구나.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다만 한발 물러서면 대개는 쉬워진다.”

 

소설가 김영하와 '잠시라도 내려놓아라'의 저자 뤄위밍 교수의 말의 행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삶은 목표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 아니라 자기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청마의 해를 보내고 청양의 해를 맞이하는 올 연말에는 성과와 목표를 점검하는 것을 넘어 잠시라도 해야 할 일을 내려놓고 한발 물러서서 자신의 내면과 일상을 살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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