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그때 장자를 만났다>
  • 조재성
  • 등록 2014-12-12 13:22:00

기사수정
  • 새해 앞두고 곱씹어보는 세 가지
   © 흐름출판


연말연시, 각종 행사와 약속에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한해를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고전을 통해 성찰의 메시지를 되새기는 이들이다.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각종 할인도서들의 거품이 빠지고 난 뒤, 이 같은 고전 해설서가 상위 베스트셀러에 다수 랭크되고 있다.

 

이들 책은 교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깨달음과 지혜를 전한다. 그중에서도 <그때 장자를 만났다>는 “답답한 세상에선 규칙의 틀에 나를 가두는 ‘공자’보단 자유로운 ‘장자’가 제격”이라며 출간 즉시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각종 SNS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책 속의 메시지 세 가지를 추려봤다.

 

▲ 헛똑똑이를 경계하라

 

‘헛똑똑이’는 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할 것은 모르거나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드라마 <미생>에서도 언급됐다. “헛똑똑이 하나가 탄생했구만. 사업 아이템 얘기하겠다더니 뭐가 이렇게 현란해? 어설프게 알지도 못하는 용어 붙이고. 말이 먼저가 아니란 말야!”

 

섣불리 밑천 드러내지 말 것, 그리고 내실을 다질 것을 새해엔 다짐해본다. 누군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가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럼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것.”

 

▲몸은 세상에 치일지언정, 마음만큼은 자유로워라

 

새해에 결심 한두 가지쯤은 기본이다. ‘올해는 반드시’라고 의욕을 다지거나, ‘꼭 해야 할 리스트’를 작성해본다. 하지만 그런 중압감과 과욕이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영순위가 아닐까. “빈방에 볕이 들면 좋은 징조가 깃든다. 그러나 마음이 그칠 곳에 그치지 못하면 앉아서 달리는 꼴이 된다.” 《장자》 ‘인간세’ 편에 나오는 말이다.

 

빈방에 볕이 드는 것처럼, 마음 비웠을 때 새롭게 채울 여지도 생긴다. 연말이면 후회와 회한이 밀려와 괜스레 ‘마음만 앉아서 달리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이럴 때야말로 ‘멈춤’을 화두 삼을 필요가 있다. 물리적인 멈춤이 아니라 마음의 멈춤. 퇴근도 안 하고 밤 샌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긴장 풀고, 마치 남의 일 보듯 심드렁해지는 그 순간, 문제의 해답이 보인다. 거리 두기, 또는 마음 비우기 효과다. 장자의 용어로는 ‘무심(無心)’이다. 말 그대로 무심히 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비로소 보인다.

 

▲ 순간의 최선이 운명이다

 

이맘때면 점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이런 말은 어떤가. “미래를 안다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소득 없이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 자기 그림자를 미워하고 자기 발자국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림자와 발자국에서 도망치려고 달렸다. 그러나 달아날수록 그림자는 바짝 쫓아왔고 발자국은 더 많아졌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주인공이 한심한 듯 내뱉는다. “그늘에서 멈추면 될 것을.”

 

이 책은 ‘무위자연(無爲自然)’. 네 자로 간단히 정리되곤 하는 중국 사상가 ‘장자’에 대한 해설서다. 신선놀음으로 오해받지만, 실은 험한 세상 살아가는 삶의 기술이다. 저자는 30만 직장인들이 공감한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의 강상구 기자다. ‘장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리스·로마 철학, 몽테뉴·카잔차키스 등 서양의 심사숙고를 빌려오기도 한다. 현재 온라인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위다.

 

지금껏 내가 새겨온 발자국, 그리고 내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는다. 도망갈 수도 없다. 사람들은 가끔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다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나 부정한들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손 댈 수 있는 건 오로지 현재뿐.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순간의 최선이 모여 운명을 만든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동구, 2026 재난안전예산 우선순위 검토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오후 2시 3층 재난상황실에서 재난안전 관련 담당자들이 함께 2026년 재난 안전 예산 우선순위를 검토하였다.    이번 검토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101개 사업 186억 대한 적정성 심의, 예산반영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여 재난 안전 관련 예산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시급한 재난 안...
  3. 울산 동구, NH농협은행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구청장 김종훈)는 10월 17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NH농협은행과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약정 체결식에는 김종훈 동구청장과 백창훈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NH농협은행은 구 금고지정 제안서 접수에 단독으로 참여하여 지난 9월 29일 개최된 ...
  4. 2025-2026 절기‘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발령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질병관리청이 10월 17일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및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0주차(9월 28일~10월 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외래환자 1,000명...
  5. 동구,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및 식중독 예방 캠페인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화진초등학교 일원에서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유도하고 식중독 예방 홍보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캠페인은 공무원과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 등 13명이 참여해,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어...
  6.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뉴스21일간=문제현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인천 = 문제현사회2부 기자 = 2025년 10월 14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이 과거 판결문에 적시된 인물과의 ‘알고 지낸다’는 문구를 근거로 경기동부연합과 연결..
  7. 카페정원‘소오소오’ 울산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민간정원 ‘소오소오’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울산광역시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소오소오’는 전체 면적 1,155㎡ 가운데 470㎡(40.6%)를 녹지로 조성한 도심형 식물정원으로, 교목 9종, 관목 8종, 초화류 33종 등 총 50여 종의 식물이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