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존 놀스의 성장소설 ‘분리된 평화’
  • 조재성
  • 등록 2014-11-17 14:56:00

기사수정
  • 청소년기의 우정, 질투, 싸움을 통해 자유와 도덕의 의미를 알려주는 책
 ©문예출판사

빌 게이츠가 자신의 아들에게 읽게 하였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설 ‘분리된 평화’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포크너상과 로젠탈상에 빛나는 존 놀스의 ‘분리된 평화’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뒤지지 않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미 문학계의 대표적 성장소설이다. 1972년에는 영화로, 2004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시간이 흘러도 독자들에게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만큼 그 생명력과 대중성도 뛰어나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기숙학교라는 한 공간에 모인 청춘들이 서로를 향해 품게 되는 적의와 악이라는 주제를 치밀하게 엮음으로써 내용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폐쇄된 한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자의 방식으로 증명해나가려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품게 되는 근거 없는 적의와 폭력성, 그로 인해 자신 스스로 친구에게 줄 수 있는 감정의 한계치를 정해놓은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 그리고 훗날에 가서야 깨닫게 되는 서로에 대한 순수한 우정을 담은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지녀야 할 ‘도덕적인 배려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함으로써 성장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한다.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는 게 목적인 모범생 진, 그리고 모든 일에 거칠 것이 없고 만능 스포츠맨인 데다가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피니어스. 이 둘은 미국의 한 명문 기숙학교에서 만나 남다른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진은 모든 것에서 왠지 자신을 앞서가는 듯한 피니어스를 속으로는 질투하게 되고, 반대로 진에게 순수한 마음을 내주었던 피니어스는 자신을 속으로 적대하는 진의 마음을 알 리가 없다.

 

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때, 상급생들이 전쟁 훈련에 대비 중이라 진이 속한 학년에는 상대적으로 자유가 주어진다. 이 틈을 타 일명 ‘여름 학기 자살 클럽’이라는 그들만의 비밀 조직이 결성되고, 그 조직에 속하기 위해서는 데번 강의 높은 나무줄기 위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위험천만한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

 

매번 멋진 다이빙을 보여주었던 피니어스,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런 그와 함께함으로써 억지로라도 자존심을 지키려 했던 진은 또 한번 그 죽음의 나무 위로 오르게 된다. 순간 무엇 때문인지 줄기가 휘청거리고 피니어스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진을 뒤돌아보는데….

 

전쟁의 한가운데, 기숙학교 남학생들은 다가올 혹한을 맞이하며 우정, 스포츠, 신뢰라는 관계망 속에서 서로를 형성해나간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우정 뒤에 감추어온 서로에 대한 적대심은 그들만의 비극적 전쟁을 몰고 오고, 전쟁 속의 죽음이 아닌 그들 내부의 죽음을 일으키고 만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울주군,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시설 포함해 추진키로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이 온양을 비롯한 남부권 군민들의 체육 복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에 실내 수영장 시설이 포함된다.    남부권 국민체육센터는 부지면적 2만㎡, 건축물 면적 6천㎡ 규모로 계획되었으며,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공모 기준에 따라 다목적체육관, GX...
  4. 슬도환경지킴이, 깨끗한 슬도를 위한 환경정화활동 펼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단장 우재운)은 10월 11일 슬도 일원에서 회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이번 봉사활동은 슬도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방문객들에게 깨끗한 관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봉사단은 해안가 쓰레기 수거와 주변 정비에 힘썼다.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은 지난...
  5. 울주군, ‘2025년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 접수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다음달 7일까지 ‘2025 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은 수출 실적과 경영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뛰어난 지역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시상한다. 수상 후보자 추천은 중소기업 지원 관련 기관과 단체장이 가능하다. 추천 대상 기업은 울주군 내에 ..
  6. 웅촌초, 학생 중심 미래형 학교로 재탄생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울주군 웅촌초등학교 공간 재구조화 증개축 공사 설계 공모 당선작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설계 공모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해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학습환경 조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학교 구현에 중점을 뒀다.      공...
  7.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 개관 1주년! 미래 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우뚝 서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이 전국 최초로 설립한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가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센터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부터 첨단 기술 교육, 성공적인 취업과 일 학습 병행, 나아가 지역사회 정착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울산 직업교육의 새로운 전망(비전)을 제시...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