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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약자를 위한 지원 절실
  • kimjongk
  • 등록 2013-08-07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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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시론-유병국 건설소방위·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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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교사와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열여섯 살, 그것도 만으로는 열다섯인 아이가 벌써 세 번째 소년원에 들어왔었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뉴스에 보도되는 거친 그런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교사는 담담히 자신이 아이를 구박했었단 이야기도 했습니다. 담임으로 아끼고 믿었는데, 가퇴원하자마자 또 들어왔던 아이가 서운하고 미웠더라 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입학면접 때문에 새벽에 일곱 시간 차를 타고, 아이가 살던 동네로 함께 갔다고 합니다. 어두운 골목길을 돌고 돌아 문을 연 순간, 허름한 반지하의 방 한 칸에서 새어머니와 그녀가 낳은 동생 셋을 맞닥뜨렸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갑자기 “나라도 가출 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전에 “소년원이 집보다 편하다.”며 웃는 아이가 얄미웠는데, 그게 진심이었단 사실에 울컥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열넷, 열다섯 한창 꿈이 컸을 아이의 집에, 공부는 둘째 치고, 잠을 잘 공간조차 제대로 없어 항상 밖으로 돌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쓰렸다고 합니다.

집은 엄청난 일을 해냅니다. 가족이 함께 모이도록, 편히 쉬고 재충전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예비신랑신부가 결혼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기다리던 첫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그 아이가 꿈을 키워 미래를 만들어가도록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아파트 평당 팔백, 구백, 양도소득세 인하와 같은 말들에 익숙해지면서, 마치 그런 집을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처럼, 신기루를 보고 있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열악한 주거는 적절한 고용과 교육에 대한 접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의료 빈곤으로 인한 가족해체까지 쉽게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주거는 주택의 크기와 설비, 노후도, 일조와 통풍, 과밀도 등 물리적 환경과, 진학률 등 사회적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주거는 사회적 배제를 양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통합에 가장 큰 잠재 위험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립기반이 취약한 저소득계층, 장애인 등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가장 힘겨운 문제가 바로 이 주거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도에서는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저는 타시도의 우수 주거복지정책들을 연구하고,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소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거약자를 위한 주거복지 지원 조례’에 그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앞으로 주거복지센터를 설립하여 주거빈곤 전담 상담창구를 마련하고, 주거빈곤가구에 대한 정기실태조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택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보조 및 대출, 마을공동체 자활지원사업 등을 시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깨진 유리창의 이론’이란 깨진 유리를 방치할 경우, 그 지점을 중심으로 슬럼화 된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이제 노후주택을 정비·개량하고 골목길과 마을환경을 개선할 것입니다. 민관협력을 통해 도는 필요 예산을 지원하고, 지역기업은 공사자재를 기부하고, 시민들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

올해 겨울에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께서 단열이 제대로 안된 냉골방에서 몸도 마음도 시린 밤을 지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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