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의거 이후 100년 동안 의사(義士)로 불렸던 호칭을 장군(將軍)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육군이 안중근 의사의 호칭을 `장군'으로 공식화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은 안 의사를 장군으로 바꿔 부르기로 방침을 정하고 계룡대 육군본부의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개칭해 사용키로 했다. 오는 25일 이곳에서 안중근 장군실 개관식도 공개해 장군 호칭 사용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육군은 안 의사가 자신을 의군 참모중장이라고 밝힌데다 `국가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글을 쓴 바가 있기 때문에 군의 입장에서는 장군으로 칭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육군 관계자는 "장군 호칭은 단순히 계급적인 의미가 아니라 국가 위기시에 몸을 던진다는 상징적이고 포괄적인 무관의 의미"라며 "현재 쓰이는 계급적인 의미의 장군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정식 군대가 아닌 의병의 지휘관을 장군으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고 장군이라는 호칭 자체가 역사성이 희박한데다 일제의 침략에 맞서 목숨을 바쳐 역사적인 의거를 한 인물을 일개 군인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반박론도 있다.
특히 독립운동가 발굴과 선양사업을 주관하는 부처인 국가보훈처가 장군 호칭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군이 굳이 군인의 색채가 강한 표현인 장군을 고집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섣부른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양 보훈처장은 전날 회견에서 "수십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의사를 매년 60명씩 배출되는 장군으로 부르는 건 부적절하다"며 "지금까지 의사라고 칭했던 분을 장군으로 칭하면 오히려 강등시키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국방부 차원에서 안 의사의 호칭을 장군으로 결정한 바가 없으며 어떤 입장도 정리되어 있지 않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군 입장 대변지인 국방일보가 안 의사를 장군으로 표기하고 있어 `안중근 장군'이 사실상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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