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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관광 한류’로 도약을 꿈꾸다
  • 최돈명
  • 등록 2018-11-05 09: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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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외국관광객이 오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정확히는 요즘 핫한 마포 지역 시장에 외국관광객이 유난히 많은 이유다.


지난 29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다. 경기장 남쪽 맞은편에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있는데 이곳에 특히 외국관광객이 많이 온다. 길 하나를 건너 바로 시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꽤 넉넉하다. 마침 외국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들어왔다. 이제 막 시동을 끈 버스 옆으로 이미 주차중인 10여대의 대형버스도 눈에 띄었다.


외국관광객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구매하는지 궁금했다. 시장에 들어선 이들이 멈춘 곳은 놀랍게도 젓갈을 파는 가게. 젓갈 냄새를 맡고 시식을 하는 모습이 한국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신기했다.


한 외국인 여성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걸었다. 그녀는 손에 김치와 멸치볶음, 황태포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홍콩에서 왔다는 Hui 씨(30세)는 이곳에 두 번째 방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이 시장을 알게 됐냐고 묻자 “옆에 하늘공원을 구경하고 바로 아래에 있는 이 시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친구에게 들어서 알게 됐다”고 전했다.


평일 오전 시간인데 왜 이렇게 외국관광객들이 많은지 궁금했다. 13년째 이곳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한다는 신수용 씨(동부수산)는 “6~7년 전부터 외국인들이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김만 사갔는데 점점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거기에 맞춰서 우리도 다양하게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관광객 수가 들쑥날쑥 하진 않은지 묻자, “꾸준하다. 이 사람들이 시장에 들르는 게 여행코스로 어느 정도 정착된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농수산물시장 개장 때부터 20년째 이곳에서 장사 중인 최명희 씨(충남상회)는 “시장이 공항까지 가기에 위치가 좋고 주차가 편하다. 깨끗하고 물건도 다양한데 인근에 하늘공원이나 DMC, 한강 등이 인기라서 그 쪽에 들렀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무엇을 주로 사가냐는 물음에 “요즘엔 킹크랩, 낙지, 멸치, 젓갈, 김치, 건어물 반찬 등이 골고루 잘 나간다”고 전했다.


시장을 좀 더 둘러봤다. 외국어로 된 홍보현수막들이 보였고 가게마다 계산대 주변에 중국어 번역 안내문도 눈에 띄었다. 시장을 관리하는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상품판매에 필요한 중국어를 번역해서 상인들이 이용하게끔 만든 안내문이었다.


중국어 안내문을 제작한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시장사업팀의 최종표 씨는 “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한때 잠시 주춤했지만 외국관광객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앞으로 안내문 속 정보의 양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시장 한편에는 공산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있는데 이곳 역시 외국관광객들로 붐볐다. 계산대에서 막 계산을 하고 있던 홍콩인 Beany Lee 씨를 만났다. “김과 쇠고기라면, 홍삼캔디, 치약 등을 샀는데 맛이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이후 어디로 갈 예정이냐고 묻자 “쇼핑 후에 엄마랑 디지털미디어시티를 구경하고 점심으로 갈비를 먹을 것”이라며 웃었다.


정오가 지나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빠져 나와 월드컵로를 따라 망원역 방향으로 걸었다. 약 1.3Km를 걸으면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이 나오는데 망원한강공원까지 갈 계획이라면 시장을 지나는 이 코스로 오는 게 구경거리가 많아 좋다.


망원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8년 우리나라 대표 전통시장 20곳 중 한 곳이다. 망원시장 상인회와 시장의 발전을 위해 모인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이 먹을거리와 즐길 거리 등 콘텐츠를 꾸준히 홍보하며 주변 관광지와 연계가능성을 높여 외국인 관광객 수용태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망원시장에는 특별히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 여행편의서비스인 ‘세이너스팩’은 여행자의 짐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로 전국 전통시장 중 최초로 망원시장에서 운영을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 어플로 신청, 결제해 1일 3~4천원의 가격으로 짐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에 상용화 할 예정이다. 향후 공항과 호텔 등으로 짐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문의☎02-3144-1890)


짐 보관 서비스 제1호 시범운영 가게인 망원시장 카페M의 직원 김다혜씨(33)는 “전국 최초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망원시장의 발전은 계속 진행 중”이며 “짐을 놓고 편하게 시장을 구경할 수 있는 안성맞춤 서비스”라고 전했다.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통시장 방문 이벤트도 있다. SNS로 망원시장을 홍보하는 외국관광객 100명에게 온누리상품권과 머그컵 등을 증정하여 더 많은 외국관광객이 시장에 방문하도록 홍보하는 이벤트다. 올해는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9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SNS 홍보이벤트를 진행했다. 내년에는 이벤트를 보완해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을 기준으로 반경 1.5km 이내에는 마포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많다.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을 필두로 대한민국 축구의 성지인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억새축제로 유명한 하늘공원, 캠핑족들의 천국 노을공원, 서울시민의 영원한 쉼터 망원한강공원, 망원동 문화예술길 망리단길, IT‧미디어의 미래도시 디지털미디어시티(DMC), E-SPORTS의 성지 상암동 CJ ENM센터, 석유저장고를 전시와 공연이 살아 숨 쉬는 문화저장고로 탈바꿈시킨 마포문화비축기지 등이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제가 40년을 마포에 살았는데 천지개벽 수준으로 발전한 월드컵공원과 상암동 DMC 등을 볼 때면 감회가 새롭다”며 “최근 생긴 마포문화비축기지와 값싸고 질 좋은 상품으로 외국인들에게 각광받는 마포농수산물 시장까지, 아직 가보지 않은 관광객과 시민 여러분은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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