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숙적’ 대만에 발목을 잡혀 대회 3연패 달성에 제동이 걸렸다.한국은 30일 카타르 도하 알라얀 구장에서 열린 야구 예선리그 1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홈런 3개를 터뜨린 대만에 2-4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대만전 패배로 우승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한국은 하루를 쉬고 2일 일본과 2차전을 갖지만 해외파 선수까지 참가한 대만이 총 6개팀 풀리그에서 전승 행진을 한다면 한국의 금메달 꿈은 무산된다. 사회인 야구팀이 주축을 이룬 일본을 비롯해 중국, 태국, 필리핀은 모두 대만,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져 아테네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한국은 또 한번 패배의 쓴맛을 봤고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재박(LG) 감독 역시 명예 회복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민한 4회 2실점 뼈아퍼한국은 우승의 분수령인 1차전에 총력전을 다짐했으나 화끈한 방망이로 무장한 대만에 무너졌다. 선발로 출격한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은 3회까지 안타 1개로 막으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지만 대만은 4회 초 파괴력 있는 타선을 앞세워 손민한을 공략했다.대만은 3번 타자 첸융지(시애틀 매리너스)가 1사 후 볼카운트 2-2에서 손민한의 5구째 높은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월 선제 1점 홈런을 만들었다. 대만은 이어 2루타를 치고 나가 3루를 훔친 첸진펑을 린즈셩(이상 라뉴 베어스)의 우전 안타로 불러들여 추가점을 뽑았다.반격에 나선 한국은 공수교대 후 이대호(롯데)의 큼직한 3루타에 이은 이진영(SK)의 좌전 적시타로 1-2로 따라 붙고 1-3으로 뒤진 6회 이대호의 2루타와 상대실책으로 만든 무사 3루에서 이진영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2-3으로 다시 추격했다.그러나 대만은 8회 선제포를 쏘아 올렸던 첸융지가 바뀐 투수 장원삼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 4-2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재홍 4타수 무안타한국은 안타 수에서 11-10으로 앞서고도 2회 2사 1, 2루와 5회 2사 2, 3루 등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친 게 뼈아팠다. 이대호가 4타수 3안타 2득점, 이진영(SK)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국제용 선수’로 평가받는 이병규(전 LG)와 박재홍(SK)은 4타수 1안타와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