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 선흘리 벵뒤굴’이 15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지난 1999년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된 바 있다. 벵뒤굴은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과 함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축을 이루는 있는 용암동굴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 일출봉과 더불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지난해 6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이기도 하다. 벵뒤굴은 약 10만~30만 년 전 형성됐고 총 길이가 약 4481m에 이르며,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갖는 미로형 동굴 중 하나다. 이런 미로와 같은 용암동굴은 여러 차례 분출된 용암이 평평한 대지상에 복잡한 유로를 가지며 연속적으로 흘러가면서 형성된 것이다. 대부분의 동굴통로의 폭이 좁고 천장이 낮으며 여러 층을 이루면서 매우 복잡하게 발달하는 벵뒤굴은 미로형 용암동굴의 생성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 동굴이다. 동굴 내부에는 곳곳에 2층·3층의 동굴 구조와 용암석주, 용암교 등과 같은 용암동굴에서 볼 수 있는 미지형·지물들이 잘 발달돼 있으며 그 형태와 구조 그리고 규모나 숫자적인 면에서도 어느 용암동굴보다 화려하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총 37종의 동굴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그 중에서도 제주동굴거미 등 3종은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고유종으로 생물서식지로도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문화재청은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과 함께 이 땅의 소중한 자연유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보존·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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