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구 청림동 주민들 ‘품앗이 방’에서 바느질수선, 수지침, 동화구연 등 작은 기술로 큰 행복 전해
“그동안 받기만 해왔는데 내 보잘것없는 바느질 기술로나마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환하게 웃는 청림동 박모 할머니는 매월 넷째 주 목요일에 두 시간씩 청림동주민센터 품앗이 방에서 재봉틀을 돌리신다.
박모 할머니는 지난 11월부터 이웃의 바짓단을 줄이거나 뜯어진 주머니를 수선하는 등 간단한 바느질수선으로 품앗이 활동을 시작했다.
진도모피에서 30년의 수선경력이 있는 박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에 혼자 살고 있다. 여든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30년동안 쌓아온 바느질기술로나마 받은 것을 돌려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자초하고 나선 봉사활동이다.
관악구 청림동주민센터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주민을 위한 ‘품앗이 방’을 열고 있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주민들에게 봉사의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여 본인이 갖고 있는 작은 기술을 이용해 이웃들에게 나누고 베풀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청림동 ‘품앗이 방’은 도움을 받은 사람이 도움을 준 사람에게 받은 것을 되돌려준다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어서 품앗이 방의 혜택 대상은 청림동의 모든 주민들이다.
청림동 품앗이 방에는 또다른 베풂 이가 있다. 매주 목요일 수지침 품앗이를 하는 송모(67) 할아버지. 젊었을 때부터 봉사에 관심이 많아 정년퇴직 후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관악구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뜸, 수지침 등의 봉사를 해왔다.
청림동 자원봉사캠프장으로도 많은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송 할아버지는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이라며 품앗이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청림동주민센터 ‘품앗이 방’의 진정한 의미를 전해 듣고 발맛사지, 동화구연 등 많은 주민들이 품앗이 활동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혀 작은 공간이 훈훈한 정으로 채워지고 있다.
전직 유치원 교사 김모씨는 “큰 돈으로만 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의 동화구연 기술로 누군가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요”라고 밝혀 청림동의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줌으로써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청림무지개스토리타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는 ‘서울대학생 멘토링’, ‘이?미용 자원봉사’, ‘청소년 공부방’ 등 소중한 기술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사업을 이어왔다. 이웃에게 주는 기쁨을 통해 받는 행복을 전하고자하는 주민들의 깊은 뜻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품앗이 방’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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