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총리’ 파격 지명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까지
40대 총리 탄생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총리직 지명 21일만인 29일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의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총리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1971년 김종필 전 총리 이후 39년만에 40대 총리 탄생이 예고됐지만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낙마의 고배를 마셨다.
김 후보자는 당초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외에는 뚜렷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경남도지사 재직시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깨끗한 총리 기용에 심혈을 기울였던 만큼 총리직 임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박연차 게이트' 외에 '스폰서' 의혹,선거비용 대출,부인의 뇌물수수,재산관리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여기에 김 후보자가 잦은 말바꾸기를 하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시점에 대해 말을 바꾸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여기에 청문회 답변보다 빠른 지난 2006년 2월 박 전 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지난 27일 공개되면서 여론이 더 악화되자 여당 내에서도 '김태호 불가론'이 제기됐고 결국 김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누가 되서는 안되겠다"며 총리 후보직을 사퇴했다.
김 후보자가 이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국민적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당 내부에서조차 후보직 사퇴 압박이 높아짐에 따라 30일부터 시작되는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를 앞두고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역대 총리 후보자(총리 서리 포함) 중 중도하차한 사람은 신성모,허 정,이윤영,백한성,박충훈,이한기,장 상,장대환씨 등 8명이며,지난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이래 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낙마한 총리 후보자는 장상,장대환 씨에 이어 김태호 후보자가 3번째다.
39년만의 40대 총리,여권내 차기 대권주자로 화려하게 등장한 김 후보자는 결국 국회 인사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들어 처음으로 낙마한 총리 후보자로 기록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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