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부총리 "종부세 등 꼭 원안통과…일부 재건축 호가상승 면밀 대응"
국회에서 8·31 부동산정책 추진에 꼭 필요한 입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호가가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자칫하면 국민의 염원을 안고 출발한 8·31 부동산정책이 크게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정책 약발의 최소화를 바라는 투기심리 간의 미묘한 갈등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8·31 부동산정책이 차질 없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며, 시민단체들은 국회를 향해 조속한 입법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국회 여야는 부동산 보유세제를 강화하자는 총론적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과 세율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커 입법심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8·31 부동산정책 관련 입법 심의는 조세법안을 다루는 재정경제위와 건설관련 제도를 다루는 건설교통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재경위 심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종부세에 대한 여야간의 이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당정은 종부세 대상을 주택 6억원 이상, 나대지 3억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키로 한 반면, 야당은 현행대로 주택 9억원 이상, 나대지 6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종부세 과세방법을 놓고도 '세대별 합산'이라는 당초 목표를 훼손하는 예외조항들(상속·증여 부동산 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이다. 이러한 점입가경 속에서 정부는 8·31 부동산정책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8·31 부동산정책이 차질없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심리적으로 부동산 투기 기대가 가라앉을 수 있도록 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이날 재경부 간부회의에서 최근 일부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호가 위주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한 부총리는 "8·31 정책에 담긴 주택과 토지에 대한 각종 제도 및 세금정책이 입법 완료되면 부동산 보유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다시 한번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회 입법과정에서 8·31 정책의 후퇴를 기대하고 한 몫 챙기려는 투기세력과 이를 뒤쫓는 투기심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이날 여당이 주최한 부동산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국회에 8·31 정책의 조속한 입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안창호 토지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8·31 부동산정책이 세금폭탄이 아닌 서민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것"이라면서 "집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돼야 하며 복지사회가 되려면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8·31 부동산정책이 이번 정기국회 기간 중 통과하지 못한다면 시장에 국회가 무력하다는 사인을 줘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며 경고했다. 한편, 토지정의시민연대는 한 일간신문이 이번 8·31 부동산정책이 통과될 경우 국회 재경위원 25명 중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는 16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달려있는 국회 의원들에게 법안 심사를 맡길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회 재경위는 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즉각 재조정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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