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1]배상익 기자 = 국산차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며 외제차 수리비까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3일 '자동차보험 경영안정화 종합대책'의 하나로 자차보험료의 기준이 되는 차량 모델별 등급을 11등급에서 21등급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 차량 모델별 자차 보험료 차이가 두 배로 확대되고, 수입차의 자차보험료가 크게 인상된다.
그 결과 국산차는 자차 보험료가 평균 1.7% 내려가지만, 손해율이 높은 수입차는 평균 12.7% 상승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특히 도요타 렉서스 ES 시리즈는 45%, 닛산과 혼다·볼보·폭스바겐·푸조 등도 30~35%나 올라가게 된다.
이번 조정으로 국산차는 자차 보험료 차이가 ±25%에서 ±50%로 커진다. 국산차의 자차 보험료가 평균 27만원인데, 등급에 따라 1등급은 40만5천원, 21등급은 13만5천원으로 최대 3배 차이가 나게 된다.
수입차도 예전에는 제조사별 등급만 있었지만 이제는 벤츠 E클래스나 BMW 7시리즈, 도요타 렉서스 ES, 혼다 어코드 등 많이 팔린 차량은 모델별로 등급이 책정된다.
국산차는 1∼16등급에 분포하고 있으며, 전체 232개 모델 중에 손해율이 가장 나쁜 1등급이 5개, 3등급이 5개이고, 손해율이 좋은 편인 15등급, 16등급이 6개와 8개다.
뉴카렌스, 엔터프라이즈, 포텐샤, 다이너스티, 크레도스II가 1등급, 마티즈크리에이티브, 뉴스포티지, 투싼, 신형 그랜저, 뉴에쿠스, 갤로퍼, 베라크루즈, 싼타페가 16등급을 받았다.
카니발, 다이너스티는 1년만에 6등급이나 악화됐고, 포텐샤와 뉴다이너스티, 엔터프라이즈 등은 5등급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6등급 개선됐고 뉴렉스턴은 5등급 좋아졌다.
수입차는 1∼12등급으로 책정됐고 1등급에 6개, 2등급에 2개, 3등급에 4개로 대상 브랜드와 모델 26개 중에 절반 가까이가 1∼3등급에 몰려 있다.
수입차 중에 도요타 렉서스 ES 시리즈는 9등급이나 악화됐고 닛산과 도요타 기타 차량, 혼다 어코드를 포함해 CR-V를 제외한 차량은 7등급, 볼보, 폭스바겐, 푸조 등은 6등급 악화됐으며 등급이 개선된 차량은 없다.
크라이슬러, 포드, 닛산, 푸조 브랜드 차량과 혼다 어코드는 1등급이고 랜드로버가 12등급이다.
차량 모델별 등급은 차종별로 사고 발생 빈도가 다르고, 똑같은 사고가 나도 차의 내구성이나 설계에 따라 수리비 부품 값 등이 다른 점을 감안해 등급을 매긴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가액 4천400만원짜리 제네시스는 자차 보험료가 75만4천원에서 50만5천770원으로 내려가지만 6천520만원 상당 렉서스ES는 96만4천900원에서 132만802원으로 뛰게 된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제작사의 부품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등급제도를 손봤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등급조정으로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했다"며 "회사별로 경험실적을 반영해 적용하기 때문에 요율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