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물-심리지표 동조 신호…개선 흐름 지속될 듯
꿈적도 하지 않던 소비심리가 드디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서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가 전월(94.8)에 비해 크게 오른 96.7을 기록, 상승세로 반전된 것. 소비자기대지수는 올 3월 102.2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국제유가 상승 등 불안요인으로 5월 99.2, 7월 95.2 등 계속해서 하락하다 6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 소비심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빠짐없이 개선흐름을 탔다. 특히 소비지출 항목(105.4)은 지난 2월 103.1을 기록한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상회해 현재의 소비회복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전 소득계층과 전 연령대에서 전달보다 개선된 지수를 보였다는 점에서 소비심리 회복세가 모든 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선도 소비계층인 월소득 300만원 이상 계층과 20대, 30대 계층은 기준치 100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1.2로 전월보다 2.9포인트 상승, 최근 8.31부동산정책이 9월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주장을 무색케 했다. 아직은 소비자기대지수와 평가지수 모두 기준치인 100선을 넘지 않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그동안 실물지표와 괴리를 보였던 심리지표가 동조하기 시작한 신호라며 소비회복에 탄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경제부는 이와 관련, "지난 4월 이후 하락세를 보여온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연초 계절성,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크게 상승했던 심리지표의 조정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사상 유래없는 최근의 주식시장의 호조, 소비 · 고용 등 실물지표의 개선흐름이 소비심리에 점차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실물지표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소비심리 변화를 예고해 왔다. 서비스업 활동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대비 0.2%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1분기 때 0.7%, 2분기 2.4% 상승한 데 이어 7월(4.3%)부터 상승폭이 확대되기 시작해 8월에는 32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인 5.6%로 크게 올랐다.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실물지표인 소비재판매의 경우에도 연초부터 꾸준하게 상승해 오다 지난 8월 전년동월대비로 31개월만에 최대 오름폭인 6.0%를 기록해 전달(4.8%)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고용환경도 소비심리 호전에 한몫했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율의 경우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14.2%에 불과했으나 2분기 38.2%, 6월(42.4%) 들어 40%대로 올라선 후 7월(43.4%), 8월(46.5%) 연속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재경부는 향후 전망과 관련, 10월에는 고유가, 계절적 요인 등 마이너스 요인도 있지만 실물지표의 회복세, 주식시장의 호조 등을 감안할 때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재하 박사는 "오랫동안 소비를 비롯한 내수가 침체를 겪어오다 최근 들어 지표가 좋아지고 있고 여기에 9월 소비자기대지수도 좋게 나와 고무적"이라며 "다만 소비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는 한두달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박사는 "이번 소비자전망조사 결과가 콜금리 인상 여부(11일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확실하면 과잉유동성 흡수를 위해서라도 금리정책에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박사는 "실제 실물지표가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는 유가 상승, 부동산가격 하락세 등으로 억눌려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실제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2차 오일쇼크 때보다 낮은 수준이고 부동산가격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심리도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향후 소비심리 전망과 관련, "다음달(10월 소비자전망조사)까지 봐야겠지만 유가, 부동산가격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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