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땅 쿠웨이트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비가 내렸다. 2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쿠웨이트를 국빈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공항에서 열린 공식환영행사를 마친 즉시 쿠웨이트 주둔 다이만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현지시각) 부대 장병들과의 격려 오찬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과 관련,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것이 최선이라고 판단을 했다”며 “저는 이 선택이 역사적으로도 결코 비난받거나 잘못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전쟁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많은 찬반 논란이 있다”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또한 많은 찬반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분이 그 논란에 대해서 각기 개인적으로 판단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가를 위한 일에 자부심 갖고 보람 느껴 달라”노 대통령은 “(하지만) 군인으로 있는 동안 여러분의 판단을 지우고 오로지 ‘상사의 명령, 그리고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그렇게 여겨 달라”며 “여러분의 일은 국가를 위한 일이다. 국가의 결정을 따른 일이고, 곧 국가를 위한 일이다. 당연히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아울러 보람을 느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뒷날 어떤 역사적 평가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에 대해서는 이 시기에 국가를 지도해나간 대통령과 또 같이 정치를 한 정치지도자들이 책임을 질 일”이라며 “그러나 저는 그 평가에 대해 자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선택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바보’라는 별명을 갖고 대통령 후보가 됐고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다”며 “이익을 좇지 않고 손해 가는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바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손해 가는 일이지만 옳은 일이면 물러서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판단이란 건 완벽할 수 없다”며 “그러나 그 시기, 자기가 가진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해 판단하고 나에게 손해가 되든 이익이 되든 실천할 줄 아는 것이 사람에게 필요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이만부대 박장경 단장은 오찬 인사말에서 “이곳 아랍 땅에서는 비가 신의 축복이라고 한다”며 “5월부터 10월, 11월까지 비가 한 방울도 없다. (오늘 내리는 비는) 지난 2월 4일 이후 50일만이고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없다. 하늘도 대통령님의 다이만부대 방문을 좋아해 축복의 비를 내리는 것 같다”고 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오찬과 기념촬영이 끝난 후 쿠웨이트 국빈방문 일정을 위해 다이만부대를 떠나려던 노 대통령은 부대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자 눈물을 참으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권양숙 여사는 눈물을 흘렸다. 장병들은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오색 종이비행기를 날려 대통령을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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