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이 미국과 러시아 등 열강을 상대로 에너지 절약을 요구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6일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이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에 협력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Aosis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를 잃어가고 있는 키리바시공화국과 투발루 등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포함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키리바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1999년 섬 2개를 잃었으며, 100년쯤 뒤에는 나라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뉴밀레니엄의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던 키리바시의 밀레니엄 섬도 2100년에는 지도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투발루는 2002년 폭풍우 당시 섬 대부분이 물에 잠겼었다. 9개의 산호섬으로 이뤄진 투발루에서는 바닷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농사짓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나라의 주민들은 국토가 사라지는 것도 근심스럽지만 이 사실이 널리 알려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까봐 더 애를 태우고 있다. 태평양 섬나라의 주민들은 대부분 관광수입으로 먹고 산다.
Aosis의 전 의장인 예레미아 타바이 키리바시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를 송두리째 잃어버릴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현재 Aosis가 펼치고 있는 운동은) 과거의 생활수준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낭비를 줄여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막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Aosis는 2010년까지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60%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는 이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기후협약인 교토의정서의 비준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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