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불을 지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연기로 개발도상국에서는 20초에 한 명 꼴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지난 30일 유엔과 환경단체의 연구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의 `중간기술개발그룹′(ITDG)은 집안을 오염시키는 연기로 숨지는 사람이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으며 오염된 식수와 불결한 환경에 못지 않은 인명피해를 내고 있다면서 서방세계가 도시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수억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 문제를 방관하는 것은 큰 수치라고 강조했다.
ITDG에 따르면 연기오염 문제는 장작과 석탄, 초목, 동물의 똥 등 유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20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중국과 인도에서는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90% 이상이 유기물 연료를사용한다.
유엔에 따르면 부실한 화덕을 사용하는 것은 하루 담배 두 갑을 피우는 것과 같은 건강 훼손 효과를 가져온다.
ITDG는 전세계 24억명이 취사와 난방을 위해 유기물 연료를 사용하며 석탄까지합치면 전세계 인구의 절반인 30억명이 고체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도국에서 고체 연료 연기로 사망하는 숫자가 어린이 100만명을 포함, 연간 160만명에이른다고 밝혔다.
ITDG는 "전세계 개도국의 빈민 주택에서 취사용 연기 오염도는 때로 최대 허용한도의 100배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인 중증 하기도염의 최대 피해자인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2-3배나 발병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의 연구에서 밝혀진 이 밖의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유기물 연료로 취사하는 여성들은 만성 기관지염 등 만성 호흡기 질환에 걸릴위험이 최고 4배까지 높다.
▲중국 여성의 폐암 발병은 석탄 화덕 사용과 직접 관련이 있다.
▲천식과 폐결핵, 저체중아 출산과 영아사망, 백내장도 연기 오염과 관련이 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는 2030년까지 2억명의인구가 추가로 유기물 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옛 소련 시절 전기와 가스를 사용하던 중앙 아시아의 많은 주민들은 현재 유기물 연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타지키스탄에서는 지난 1991년 이후 전세계 어린이 사망원인 1위인 중증 호흡기 증상이 35%나 늘었다.
ITDG는 빈민층이 유기물 연료를 다른 연료로 전환하기는 어렵겠지만 연통이 달린 효율적인 화덕이나 후드 사용으로 옥내 연기 오염도를 8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TDG는 이같은 시설 개선에 드는 비용은 앞으로 12년간 연간 25억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규모이지만 이를 위해 책정된 각국 정부 예산 및 국제개발은 5억달러에 불과하며 이는 서방세계가 지원하는 금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원 커번트리 ITDG 사무국장은 "전세계 인구의 3분의1 이상이 가난 때문에 석기 시대처럼 집안에서 모닥불을 피워야 하고 여성과 어린이들이 죽음의 덫에 갇히게된다"고 개탄하면서 관련 기구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ITDG는 또 유엔이 이 문제와 관련해 기아와 에이즈, 식수오염, 위생처리 및 말라리아와 같은 수준의 범세계적 행동계획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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