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브오일과 물 사이 계면에서의 나노입자 정렬현상을 응용한 분자검출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서로 섞이지 않는 물과 올리브오일 사이 계면에서 금속나노입자들이 가지런히 정렬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환경오염물질 및 식품안전 모니터링, 질병의 자가진단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광학분자 검출기술을 개발해냈다.
액체상에서의 금속나노입자의 자동정렬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다양한 계면현상 연구에서부터 각종 물질 검출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강태욱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7월 1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논문명: Interfacial Liquid-state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액체 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 금속나노입자를 극저온이 아닌 상온에서 고체 기판을 이용하지 않고 고정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존 전기장이나 자기장 등의 외부 힘을 사용한 예가 있었지만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액체 상에서 기능성 나노입자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게 되면 검출센서 제작시 고체 상에서 필요한 식각공정이나 고체기판으로 옮기는 전이공정, 현미경 등 추가적인 장비의 사용을 생략할 수 있어 공정이 단순해지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암시야 광학현미경을 이용해 물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던 금속 나노입자가 물과 기름 사이의 계면에서 수직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정렬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나아가 이 같은 정렬이 전기장 등 외부 힘이나 화학물질 첨가 같은 번거로운 작업이 아닌 경계면에서 계면에너지 최적화를 이루려는 나노입자의 자기조립 때문임을 밝혀냈다.
* 암시야 광학현미경 : 시료에서 산란되는 빛만을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
* 계면에너지 : 두 개의 상이 이루는 경계의 면적을 늘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 물 과 기름 사이는 계면에너지가 큼
또한 연구팀은 이 같은 계면현상을 이용하여 고체 기판제작이 필요없는 초고속 분자 검출법을 개발하였다.
나노입자의 가지런한 정렬로 인해 올리브오일과 물의 경계면에서의 라만산란 신호가 약 100만배 증폭되기 때문에 분자 식별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증폭된 산란신호를 이용해 물이나 기름에 녹아 있는 나노몰 수준의 극미량의 분자도 검출해냈다.
* 라만산란 : 물질 내 분자의 고유 진동이나 회전에너지 등에 의해 빛이 산란되는 현상으로 분자마다 고유한 패턴을 역추적해 분자를 식별하는 데 이용
* 나노몰(10-9 M) : 물질 농도의 단위, 1나노몰은 리터당 10억분의 1몰(mole)의 분자가 있음을 의미. 1몰은 6.022*1023개를 의미
이번 연구결과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올리브 오일과 비교적 만들기 쉬운 금 나노입자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물과 기름사이의 눈에 명확하게 보이는 계면을 분석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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