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역 인사들, 사과 요구... "지방 멸시 망언"
이명박 서울시장의 ′시골출신 비하′ 발언이 일부 중앙언론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국민운동과 시골출신으로 지목받은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출신지역인 대구지역 인사들은 이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분권국민운동 대표자회의 김형기(경북대 교수) 의장은 5일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최근 일본 이시하라 도쿄지사가 망언을 하더니 이번에는 이 시장이 지방을 멸시하는 망언을 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김 의장은 이어 "서울이 처해있는 문제는 서울 사람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잘 모를 수 있는 반면 지방사람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서울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알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서울의 정보를 지방민들이라고 해서 잘 모르는 과거 세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골출신′으로 구분해 지방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또 "이 시장은 반드시 이번 발언에 대해 명확하게 사과하고 전체 지방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 김문봉 공동대표도 "이 시장의 발언은 도시와 시골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빠져있는 사고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국가의 수도를 맡고 있는 수장으로서 적절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는 도시와 시골을 분열시키는 발언으로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시장은 윤 부총리의 과거 이력을 들먹여 시골출신이라고 비하했다"면서 "하지만 윤 부총리는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는 등 다양한 경력들도 있는데 이를 무시하면서 한 국가의 교육계 책임자를 인격적으로 무시했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이 시장의 발언은 안하무인격 비난성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윤 부총리 개인을 상대로 한 발언이 아니라 지방을 비하하고 멸시하는 행태"라면서 "기본적으로 지방은 중앙보다 못하다는 이 시장의 편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편견을 말로써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분명히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5일자 <한겨레> <경향신문> 등 중앙일간지는 "이 시장이 지난 3일 서울시청 출입기자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부실교육의 핵심은 교육을 책임진 사람들이 모두 시골출신이라는 데 있다. 교육부총리는 대구출신인데 시골중학교 교사하다 대학교수 하고 무슨 협회장 거쳐서 부총리까지 올랐다′면서 ′시골출신들은 진정한 서울의 교육을 모른다′고 막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 시장과 윤 부총리, 김진표 경제부총리, 서울시교육감 등이 최근 한 만찬장에서 모여 자립형사립고 등 교육현안에 대해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총리의 한 측근은 지난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부총리는 ′서울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이 시장의 인격을 믿는데 그런 발언을 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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