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심판원 한 과장-개인적 한 맺힌 사건 ′고백′
최근 재정경제부 홈페이지에 자식들에게 한 푼의 재산도 상속하지 않았는데도 자식들이 거액의 상속세와 양도소득세를 지게 된 사연이 소개 돼 눈길을 끌었다.
국세심판원 김상곤 서기관(행정실 조정1담당)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국세심판사례로 어려운 처지의 자식들에게 재산은 커녕 세금만 2억원을 남긴 ′원지동 할아버지 건′을 소개했다.
김 계장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거주하던 그 할아버지는 사망하기 전 집을 팔아 자신의 병수발을 도맡아 주었던 동거 할머니에게 모두 주고 자식들에게는 ′한 푼′ 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할아버지의 집이 마땅히 상속인들에게 갔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2억원의 세금을 자식들에게 부과했던 것.
이에 가족들은 강력히 반발했고 심판원의 조사 결과 자식들은 상속재산을 한 푼 받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각각 중동근로자, 백화점 점원, 파출부나 일용직 근로자 등 모두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계장은 사건을 접했을 때 ′상속으로 인해 얻은 재산은 실제로 상속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만히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의 단서조항이 문제가 됐다. 단서 조항에 따르면 "그러나 상속 물건이 유일한 재산일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고 규정돼 있었고 원지동 할아버지의 집은 공교롭게도 이 단서 조항에서처럼 ′유일한 재산′ 이었던 것.
김 계장은 "결국 이 단서조항 때문에 구제를 해주지 못했다" 며 "자식들이 아버지로부터 혜택도 받지 못하고 거액의 세금만 물려받은 셈이 됐다" 며 개인적으로 ′한 맺힌′ 사건이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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