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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이성간 폭력 문제 심각
  • 이주은 기
  • 등록 2003-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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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서적 폭력 38.3%%, 신체적 폭력 25.9%%, 성폭력 7.4
청소년 이성간의 폭력 실태를 분석하고 문제 해결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4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됐다. 사단법인 ′서울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특히 서울시 중·고등학생 1991명을 대상으로 한 이성간 폭력 실태가 보고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여성의 술담배·처녀성에 대해 보수적 태도첫 발표에 나선 양혜원 교수(한국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이성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이 정서적 폭력 38.3%, 신체적 폭력 25.9%, 성폭력 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들의 이성간 폭력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있는 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에 있어서도 일부 청소년들은 여성에 대해 차별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여성의 술담배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75%)하거나, 여성의 처녀성에 대해 보수적인 견해(60%)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의 경우가 좀더 두드러졌다.
이성간의 폭력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폭력을 상황에 따라 정당화될 수 있거나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상대방이 먼저 폭력을 행사한 경우나 소위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에는 전체의 1/3에 달하는 청소년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경험을 중심으로 볼 때 정서적 폭력의 경우에는 언어적 폭력(20.9%)과 신체에 대한 비난(10.1%)의 응답비율이 높았고, 신체적 폭력에 있어서는 세게 밀었다(13.5%)는 항목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렸다(9.6%)는 항목의 응답비율이 높았다.
성폭력에 있어서는 강제로 키스를 당하거나 애무를 당한 경우가 5.5%, 강제로 성관계를 당할 뻔한 경우가 3.3%, 강제로 성관계를 당한 경우가 2.0%, 성관계를 강요당하며 폭력을 당한 경우가 1.2%로 각각 파악됐다.
정서적·신체적 폭력에 있어서 여학생이 더 허용적
이번 조사에서는 남성이 더 폭력적일 거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여자 청소년이 이성간의 정서적, 신체적 폭력에 있어서 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에 대해 양혜원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여자 청소년이 이성간의 관계에 있어 더 폭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남자 청소년의 경우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폭력이 만연된 환경 속에서 폭력 경험을 축소하거나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신체적 약자인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신체적 손상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렇더라도 여자 청소년들이 폭력을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수용한다는 점에서는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분석했다.성폭력 가해비율보다 피해비율이 두 배 이상
한편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는 가해비율에 비해 피해비율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양 교수는 "이러한 차이는 성폭력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견해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행위를 주도한 사람은 강제성이나 폭력성을 인정하지 않는 반면, 원하지 않는 성행위를 당한 사람은 이를 폭력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파악했다.
여자 청소년의 가해 경험율이 0.6%에 불과한데 반해 남자 청소년의 피해 경험율이 6.6%에 달해 약 11배의 차이를 보이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여성도 성욕을 자유롭게 표출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측면을 지적하며, "여성은 남성을 상대로 성행위를 강제할 신체적 힘이 없고 성적 관계에서 자신을 약자로 인식하므로 여자 청소년들 자신은 이를 폭력적 행동으로 인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연령이 높은 집단에서 정서적 폭력과 성폭력의 발생률이 높고 연령이 낮은 집단에서는 심한 신체적 폭력의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학교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정서적 폭력과 성폭력은 고등학생이 중학생에 비해 훨씬 높은 폭력률을 보였고, 신체적 폭력에 있어서는 고등학생에 비해서는 중학생이, 인문계에 비해 실업계가 높은 폭력률을 보였다.
부모로부터의 폭력이 이성간 폭력에 많은 영향이성간 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살펴본 신혜섭 교수(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는 "이성간의 폭력행위가 여성에 대한 태도, 가정에서의 폭력 경험, 부모간 폭력행위의 목격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남학생의 경우 여성에 대한 태도가 보수적일수록, 부모로부터 폭력의 경험이 많을수록, 부모간 폭력을 더 많이 목격했을수록 이성간 폭력에 가해자, 피해자로 많이 관여한다"고 파악했다.
신 교수는 "여학생의 경우 부모로부터 폭력을 경험했을 때는 남학생과 유사한 영향을 끼치지만, 부모간의 폭력을 목격했을 때는 각각 영향(정서적 폭력), 부분적 영향(신체적 폭력), 피해자가 되는 것에만 영향(성폭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성간 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 시급토론회에서는 청소년의 이성간 폭력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었다.
해송아동복지연구소 박인선 소장은 학교를 중심으로 가정폭력예상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를 소개했으며, 청소년인권보호센터 김미랑 소장은 폭력 예방교육과 성교육 및 이성교제 교육 등을 기본 교육 과정이나 교과내용에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락중 교사인 우옥영씨는 학교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생들이 교사, 학부모 등과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 교육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교육부 관계자로 참석한 박교선 교육연구사는 학생폭력의 현황과 문제점을 소개하며,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폭력 예방관련 프로그램들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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