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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손에 꽃핀 '백호 임제 문학' 고향땅 밟다
  • jihee01
  • 등록 2012-07-05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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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인 백호(白湖) 임제(林悌·1549~1587)에 반해 생을 다하는 날까지 백호문집 재해석에 몰두한 일본인 나가이겐지(仲井健治·2007년 85세 작고)가 남긴 연구자료 수 백편이 임제 선생의 고향인 전남 나주에 기증돼 감동을 주고 있다.

한문 시문학 연구자인 나가이겐지가 수기로 남긴 연구 자료는 1823년 일본에서 발간된 '임백호문집 필사본'을 재해석한 것으로 임제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특히 400자 원고지와 A4지 700여 페이지 이상 분량에 달하는 연구 자료는 임제의 생과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귀중한 연구자료는 평소 나가이겐지와 친분을 다져온 나주임씨 중앙화수회 임채남 부회장과 후손들의 손에 의해 전해졌다.

임 부회장은 최근 일본을 방문해 나가이(仲井)의 미망인으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아 지난달 29일 나주시에 전달했다.

자료 중에는 1823년 일본 에도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막무가 설치한 '창평판학문소'에서 발간된 '임백호문집(필사본)' 복사본 상·하 각 1권도 국내에 첫 입수돼 학계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시 문화재관리팀은 나가이(仲井)가 남긴 방대한 연구자료를 한국어 번역작업과 서적출판을 등을 위해 재분류 중으로 올해 10월께 학술심포지엄 등을 거쳐 백호 임제 기념관 개관일정에 맞춰 전시할 계획이다.
 
그가 남긴 자료는 칠언·오언절구의 한시 한편 한편을 재해석 하는 데에 방대한 중국 고전작품들과 비교해 가며 꼼꼼하게 주석을 달아 사료적 가치를 높인 것과 작자의 의도를 왜곡 없이 전달하려 한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 백호가 '무제(無題)'로 표현한 시가 왜 무제일 수밖에 없는지 명쾌하게 해석하는 등 세심하고 정성스런 접근도 돋보인다는 평이다.

나주시 문화재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백호 임제 문학을 연구한 학자와 나가이(仲井)를 단순 비교할 경우 분량 면에서만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고 말했다.

나가이(仲井)는 일본 오사카에서 50세까지 변리사로 활동하다 백호 임제에 반해 작고하기 전까지 35년간 임백호문집 해석에 몰두하다 2007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료수집 등을 위해 국내 국립중앙도서관 등과 나주 다시 회진에 자리한 백호임제 선생 묘소를 지난 1993년까지 10번이나 방문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임채남 부회장은 "지난 1995년 나가이가 백호 임제의 대표작 '망녀전사'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재해석해 출간한 '이슬픔 끝없이 끝없이'(일본도서명 亡女奠司臆斷)를 통해 그와 연락하고 인연을 맺었다'면서 "그는 평소 '백호문학은 세계의 만인이 공유해야 할 문화재'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광해 7년인 1617년에 첫 발간된 백호문집 초판은 규장각에, 영조35년인 1759년에 발간된 목판본은 연세대와 계명대 도서관에, 필사본은 이화여대 도서관에 보관 중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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