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주식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적립식 펀드’가 갈수록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적립식 펀드는 4년 만에 계좌 수가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고, 판매금액도 3년 만에 30% 이상 급감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에서 발을 빼는 것은 펀드 수익률이 다른 펀드에 비해 더 많이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적립식 펀드는 일정 기간마다 일정 금액을 나눠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 목돈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운용 실적에 따라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 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4월 말 현재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은 54조1290억 원, 계좌 수는 865만2000개로 적립식 펀드 열풍이 거셌던 2008~2009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말 계좌 수는 1568만2000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6월에 비해 4년여 만에 44.83% 감소했다. 4월 말 판매잔액도 정점을 찍은 2009년 5월 77조9090억 원에 비해 30.5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은 2010년 9월 59조1800억 원으로 60조 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20개월째 50조 원대에 머물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이 같은 인기 하락은 수익률 저하와 관련이 깊다.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1000억 원 이상을 거치식과 적립식에 운용하고 있는 142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적립식 펀드가 거치식보다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거치식은 올 연초 이후 최근까지 수익률이 연 10.53%로 가장 높았으나 적립식은 -2.30%를 기록했다.
‘KB KStar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우리KOSEF200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은 거치식 수익률이 각각 3.04%, 3.00%로 나타났으나 적립식은 -5.33%, -5.35%에 그쳤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적립식 펀드의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안전한 투자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판매사와 운용사들이 적정한 수익률 관리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과거의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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