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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전, 중원을 철저히 압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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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06-21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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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선 마지막 경기에 강한 ‘매직’ 살려야
묻지도 말고, 따질 것도 없는 경기다. 무조건 ‘올인’이다. 지면 희망이 없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1986년 이탈리아전(2-3 패), 1990년 우루과이전(0-1 패), 1994년 독일전(2-3 패), 1998년 벨기에전(1-1 무), 2002년 포르투갈전(1-0 승)…. 예선 3차전에서 만난 강호에게 동원 가능한 전력과 정신력, 집중력을 모두 퍼부어 강한 인상을 심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도 그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
한국 호랑이의 날카로운 발톱이 아프리카 ‘슈퍼이글스’의 날개를 찍어누르기를 기대하며….
 
2패로 예선탈락이 거의 확정적인 나이지리아. 하지만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잡고, 자신들이 한국을 꺾는다면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 있기에 초반부터 총공세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홈이나 다름없는 나이지리아 팬들의 응원 열기도 최고조로 극성스러워질 것이므로 전반 초반 5분간의 경기 흐름이 매우 우려스럽다.
 
나이지리아가 예선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선 야쿠부(에버턴)를 최전방 중심으로 놓고 양 측면에 오비나(인터밀란)와 오바시(호펜하임)를 배치해 효율적인 공격을 노렸다면, 한국과 맞붙는 마지막 경기에선 득점력이 뛰어난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까지 야쿠부와 함께 투톱으로 가동해 초반부터 거세게 한국 문전을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실상의 에이스이자 공격의 시발점인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좌우 측면에서 중앙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형태로 공격진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선 월드컵 직전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와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인 오뎀윙기에-야쿠부-오비나 스리톱이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개인기 좋은 공격수 습관 역이용… 실수 유도해야
 
역시 주 득점 루트인 야쿠부의 1차 봉쇄 여부가 초반 경기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야쿠부는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문전 쇄도를 즐기는 스타일. 상대 수비를 등지면서 골문으로 향하는 피벗 플레이는 물론, 세트플레이 때 탄력을 이용한 헤딩에도 능하다. 공간의 여유를 주면 어떤 상황이건 여지없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뿐만 아니라 오뎀윙기에와 짝을 이룬 콤비네이션 플레이도 상당히 위협적이라 우리에겐 조직적인 협력 수비가 요구된다.
 
이미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 벌인 평가전(2-0 승)을 통해 대표팀은 가상의 ‘야쿠부’에 대한 적응력을 시험한 바 있다. 당시 차두리-조용형-곽태휘-이영표가 나선 포백 라인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효과적으로 봉쇄한 바 있다.
 
아프리카 공격수들의 특징은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를 이용해 드리블을 즐긴다는 점이다. 그만큼 볼 소유 시간이 많다는 것인데, 이를 우리 수비로선 적절히 이용해 공격수 스스로의 실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대체로 아프리카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제 풀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나머지 공격수들에 대해서도 침투 공간을 최대한 봉쇄하는 수비 전략이 요구된다.
 
“철저히 중원 압박하면 손쉬운 경기 펼칠 것”
 
그리스전에선 상대 선수들이 돌파보다는 무조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데 급급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측면 윙백들까지 수시로 오버래핑에 가담하기 때문에 공격-미드필드-수비 간의 ‘3선’이 최대한 간격을 좁혀 상대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도록 촘촘한 방어막을 유지해야 한다.
 
나이지리아 역시 한국의 공격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다. 특히 박주영의 AS모나코 팀 동료인 미드필더 하루나, 그리고 이청용과 볼튼에서 함께 활약하는 장신의 쉬투가 중앙 수비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국 공격 양 축의 스타일이 어느 정도 상대에게 읽힌 상태에서 빈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나이지리아가 수비를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고 공격 일변도로 나올 경우 오히려 수비 라인 뒷공간을 공략하기가 용이해진다. 우리가 먼저 선제골을 얻는다면 역습 효과가 더욱 불을 뿜을 수 있다.

예선 첫 경기에서도 한국은 그리스가 첫 골을 실점한 뒤 수비를 끌어올리자 배후 공간을 박지성, 기성용 등이 적극 활용해 박주영에게 득점 찬스를 제공한 바 있다. 게다가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에서 아프리카 수비수들을 많이 상대해봤기 때문에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낼 자신감도 충분하다.
 
나이지리아의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 오버래핑에 나서는 점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도 예선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의 측면 수비수들이 비운 공간을 부지런히 공략했다. 특히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였던 타이우(마르세유)가 그리스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한국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대체자원인 에치에질레(렌)도 햄스트링 이상으로 한국전 출전이 어려워 이청용으로부터의 공략이 한결 수월해지게 됐다.
 
결국 공수 전체적으로 조직력보다는 개인 기량을 활용하고 공격 성향이 강한 나이지리아의 팀 컬러를 얼마나 적절히 역이용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개인기가 뛰어난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에게 일대일 기회를 주지 않도록 철저하게 중원을 압박한다면 예상외로 손쉽게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또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공격적 성향이 강한 점을 역으로 이용해 측면 수비의 뒷공간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대부분이 예선 마지막 대결이었다. 감독이 중간에 경질돼도, 16강 탈락이 확정됐어도 마지막 예선 경기만큼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이번에야말로 그 투혼이 ‘매직’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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