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란 인간의 정신세계를 맑게 해 줄 수 있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향수를 달랠 수 있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그림이라면 더욱 그렇다.
오는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교하아트센터에서 김경숙, 최해주의 회화전이 열린다. 이 회화전에서는 꽃과 나무, 산과 들을 소재로 한 서정 가득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김경숙의 그림에는 낮은 언덕과 작은 집, 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나무가 등장한다. 각기 다른 크기와 색깔로 표현된 나무의 잎사귀는 무성해 거대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반면 나무의 기둥은 가늘고 여리다. 마치 비대해진 사회의 모순을 보는 듯하다.
작고 왜소하게 그려진 집들은 옹기종기 모여 서로 의지하듯 살아가는 서민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작은 집과 큰 나무의 관계는 위대한 자연의 순리와 지배를 따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인 것이다.
필리핀 바기오예술신학대학 미술과를 졸업한 김경숙은 이번이 12번째 개인전으로 캔버스에 많은 양의 물감을 사용해 두터운 마티에르를 형성하고 있다.
중첩되게 쌓아 올린 듯 층을 이루는 색감들은 깊은 느낌과 함께 자연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애정을 보여준다.
최해주는 일반적으로 여성으로 상징되는 꽃의 존재적 가치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표현했다. 이것은 자기도취나 자기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외형적 아름다움이 아닌, 꽃의 상징성에 대한 표현이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의문을 갖고 스스로 정의하려고 고민 할 때 새로운 자신을 꿈꾸게 된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그 자신 이상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력과 희망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시간과 공간속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내다본 창밖에서 화사하게 빛나는 벚꽃들, 이름 모를 잡초들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를 발견한 기쁨! 자연에서 발견하는 소박한 기쁨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물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여유의 시간을 교하아트센터에서 가져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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