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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초콜릿 토블론 '악플' 도배…소비자 몰래 중량 줄이는 식품회사들
  • 정지연
  • 등록 2016-12-16 13: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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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SNS는 삼각뿔 사이의 간격이 전과 비교해 확연히 늘어난 토블론 초콜릿 사진으로 도배됐다. 토블론은 미국 몬델레즈가 스위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초콜릿으로 길쭉한 바에 삼각뿔이 여러 개 달린 모양이다. 독특한 초콜릿 모양과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토플론은 오랫동안 공항 면세점의 필수 쇼핑 리스트로도 자리잡고 있다.
몬델레즈는 최근 영국에서 판매하는 토블론 초콜릿의 중량을 10%가량 줄였다. 회사는 한 달 앞서 지난 10월 삼각뿔 사이의 간격을 늘린 새 초콜릿 디자인을 공개했지만, 새로 바뀐 형태의 초콜릿을 받아든 소비자들의 분노를 막을 순 없었다. 토블론 초콜릿 400g과 170g짜리 제품의 무게는 각각 360g, 150g으로 줄어들었다.


◆ 소비자 저항 피하면서 원가 부담 줄여
몬델레즈가 영국에서 판매되는 토블론의 크기를 줄인 것은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토블론은 수입 제품인 탓에 파운드화 절하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이에 몬델레즈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초콜릿의 주요 원료인 카카오의 가격은 하락했지만, 카카오버터 가격은 올해만 약 40% 증가했다. 설탕, 전지분유 등 카카오버터에 들어가는 재료의 가격이 오른 탓이다. 원자재 관련 리서치업체 민텍에 따르면 설탕과 전지분유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각 재료의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다.

몬델레즈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 제품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 크기를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제품 가격은 그대로지만 크기나 양이 줄면(shrink), 단위 중량당 가격은 상승(inflation)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피하면서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식품 회사들이 경기 불황으로 증가하는 비용 부담을 피하고, 최대한 마진을 남기기 위해 속속 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몬델레즈를 비롯한 초콜릿 업계가 대표적이다. 마스의 스니커즈 바는 수년간 계속해서 작아졌다. 한 팩에 6개가 들어 있던 캐드버리의 크림 에그(Creme Eggs) 초콜릿은 5개로 줄었다. 캐드버리 초콜릿을 만드는 몬델레즈는 2013년 초콜릿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내는 방식으로 중량을 줄이는 등 이미 한 차례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쓴 바 있다. 몇몇 제조업체들은 제품이 더욱 커보이게 하기 위해 캔디나 과자 등의 내용물을 낱개로 포장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맥주업체 칼스버그 역시 2014년 판매가 인상을 피하기 위해 맥주병 크기를 유지하면서 맥주량은 줄였다. 네슬레는 2013년 아침식사용 시리얼 제품의 중량을 525g에서 470g으로 줄였다.

기업들은 제품 크기 변화와 가격 상승을 정당화하기 위해 바뀐 제품이 마치 새로운 제품인 것처럼 브랜딩한다. 요구르트 ‘액티비아’를 만드는 프랑스 다논(Danone)은 최근 저지방 요구르트 그릭 빅팟(Big Pot)의 사이즈를 500g에서 450g으로 줄였다. 가격은 똑같다. 다논은 “중량 대비 가격이 오른 것은 포장과 제조법 변경 때문이며, 브렉시트 투표 이전부터 이를 계획해왔다”고 했다. 네슬레 역시 “원재료 비용과 포장 방식, 제품 조리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에 제품 중량을 조절해야만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변화이지 제품 자체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 영국 가격 상승이 독일엔 기회

[이코노미조선] SNS에 초콜릿 토블론 '악플' 도배…소비자 몰래 중량 줄이는 식품회사들  식품 회사들이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는 이유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급업체나 원재료를 바꾸는 것보다 제품의 중량을 줄이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무턱대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빠르게 떠날 것이며, 한 번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더 큰 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례로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의 4대 대형 수퍼마켓 체인점인 테스코·모리슨즈·세인즈버리·아스다가 가게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이는 독일의 할인점인 알디와 리디가 영국 식료품 시장에 진입해 1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영국 4대 수퍼마켓 체인점의 시장점유율은 75%였다. 이들 체인점이 제품가격을 올린 사이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을 찾아 경쟁사로 이동한 것이다. 이러한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영국 수퍼마켓 체인점들은 공급업체의 가격 인상 압박에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플러스 포인트
“서서히 가격 올리면 소비자 눈치 못 채”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경우, 기업들은 점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택한다. 소매 분야 컨설팅사인 IRI의 호세 카를로스 곤살레스 후르타도(José Carlos González-Hurtado) 회장은 “예를 들어 기업들은 가격을 한 번에 10%가량 올리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세 차례로 나눠서 3%씩 올린다”고 했다. 또 “ 점진적인 가격 상승이 허용되는 국가에서 기업들이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릴 때, 소비자들은 대부분 이를 알아채지 못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같은 몇몇 국가에서는 서서히 가격을 올리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매년 가격 협상을 한다.


◆ 키워드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기존 제품과 같은 가격에 크기와 중량을 줄인 상품을 팔아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보는 판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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