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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원·놀이터서 '음주금지'…찬반 논란에 반년째 표류
  • 정지연
  • 등록 2016-12-12 10: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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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놀이터 술판 싫다" vs "과도한 규제"



#.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민 이모씨는 최근 아이를 데리고 공원을 찾았다가 노인 몇몇이 술을 마시는 광경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공원 바닥엔 술병과 담배꽁초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씨는 "어린이놀이터나 공원 등에서 막걸리나 소주를 마시는 광경을 종종 본다"며 "공공장소인 만큼 술을 못 먹도록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는 친구들과 인근 공원에서 치킨과 맥주를 종종 즐긴다. 편한 복장으로 싼 가격에 담소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음주를 해도 피해만 안 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음주 자체를 막는 것은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도시공원과 어린이놀이터 등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찬반 논란 속에 반년째 표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음주를 규제해야 한단 주장과 과도한 규제란 반대 입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6월 시내 도시공원 2811곳과 어린이놀이터 등을 술을 못 마시는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해 위반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토록 추진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김구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3) 등 시의원 22명은 이 같은 내용의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하늘공원·올림픽공원·월드컵공원·한강공원 등 시내 주요 도시공원과 어린이놀이터에서의 음주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었지만, 찬반 논란이 불거지는 바람에 발의된 지 반년이 넘도록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음주 금지를 찬성하는 측에선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단 이유를 들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씨는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 등을 가보면 성인이나 중고생들이 맥주나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장소인데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등포구 주민 박모씨도 "공원에서 조용히 산책하고 싶은데 주취자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음주를 금지해야 한단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음주를 금지해야 한단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시민 1929명을 대상으로 '공원 내 음주 문제'를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84.9%(1639명)가 다른 이용객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반대 측에선 과도한 규제로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단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영권 주류협회 이사는 지난 2일 서울시의회서 열린 토론회에서 "청소년 보호법 28조의 규정이 있어 중복규제"라며 "범위를 넓혀보면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영세상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음주청정지역을 도입해 운영 중인 지자체들도 있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해 도심공원 257곳 등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했고, 부산시도 음주청정지역을 16개 구에 운영 중이다.

김 의원은 "많은 선진국이 음주문화를 규제하는 입법이 상례인 점을 감안해 의회와 협의해서 법적 근거를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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