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경우가 최악인건 의혹의 성격과 본질 때문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서 의원은 국회의원 배지를 마치 가족사업
면허라도 되는 양 이용했다는 인상이 짙다. 서 의원은 딸과 동생 오빠 등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월급주고, 보좌관으로부터 월급 일부분을
후원금으로 돌려받았다. 보좌관 한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보좌진들로부터도 후원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까지 있다.
서 의원은 자발적 후원금이라지만 이들이 후원금을 내지 않았다면 과연 서 의원 밑에서 계속 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월급 5분의 1에 해당되는 거액을 보좌관이 자발적으로 지원했다는 해명이 상식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만일 강제후원금이라면 법적인
문제 뿐 아니라 도덕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만큼 검찰 수사로 진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어찌됐든 직업 있는 친오빠를 회계책임자로 임명해
2760만 원을 인건비로 쓰면서 직속 보좌진들의 월급에서 후원금을 받아 챙긴 서 의원을 선뜻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다.
국회의원 특권 만점 활용한 서영교
딸과 남편이 관련된 의혹도 악질이다. 딸이 국회의원인 어머니 밑에서 일한 인턴 경력을 로스쿨 진학에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그냥 묻을 일이 아니다. 당사자들이 부정하고 중앙대 로스쿨 측도 입학정보공개를 거부했지만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으면 서 의원 정치인생에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서 의원 변호사 남편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10월 국회 법사위원인 서 의원이 부산고법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끝나고
피검기관과 회식자리에 남편을 합석시켰다는 의혹이다. 자세한 내막이야 어떻든 사실이라면 어떤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피감기관 고위직 판검사들이 모인
자리가 어떤 자리인줄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국회의원 아내와 공적 정의를 위해 싸운다는 민변 출신 남편이 모두 그렇게 공사를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란 게 말이 되나. 여기에
석사학위 표절 의혹까지 서 의원은 정치권 대표적 구태와 갑질 비리 의혹 사례 전부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제 가족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국회의원이 자기 권력을 이보다 더 잘 활용한 경우가 있나 싶다.
"언제나 대한민국 99% 서민들의 든든한 백이 되겠다"더니 제 가족의 든든한 백 노릇을 하는데 더 열심이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서 의원 본심이
궁금하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거나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상임위 법사위원을 내려놓겠다"는 서 의원 말에는 진심어린
반성이 조금이라도 담겨있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 서 의원은 대표적인 운동권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선배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그냥 무시 무대응 하세요. 저도 선거때 전 보좌관 비리로 치도곤 당했지만 압도적으로
승리했어요. 당당한 투로 하셔야 속으로 끙끙대지 마시고 당당하라 서영교"라고 격려 문자를 보낸 박완주 의원은 성균관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갑질 중 갑질 비리 의혹 당사자가 되거나 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되어서도 "선배" 운운하며 싸고도는 모습에서 운동권 정치 민낯을 보는 심정이다.
'내로남불' 끝판왕 서영교 처분 결과가 더민주당의 도덕성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 끝판왕 서 의원이 2012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호령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서 의원이 그때 공직자의 도덕성을 얼마나 준엄하게 꾸짖었는지 지금도 검색하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현 위원장이 인권위원장이
된 후로 항공사 1등석만 탔다고 질책했던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다.
"인권위원장이 되기 전에 1등석을 타고 해외 출장을 다니거나 해외여행을 다닌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지요? 그런데
인권위원장 되고 1등석을 안타고 다닌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지요? 모두 다 1등석만 타고 다녔습니다. 우리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1등석을
타고 다닌 사례, 항공료만 1천백만 원이 넘는 항공료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됩니까? 한 번도 안탄 1등석을 인권위원장이 됐다고 그렇게
마구 타고 다닌단 말입니까?"
현 위원장은 이전 3년간 인권위원장에 재직하면서 여행경비로만 1억2천여 만 원을 썼다고 추궁한 서 의원 앞에서 꼼짝을 못했다.
서 의원이 백만 원 받는 월급쟁이가 125개월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야 하는 돈이라고 매섭게 비판하는 장면은 괜히 보는 사람까지 뜨끔하게
만들었다.
내 돈 주고는 못 타지만 공짜 같은 세금이 지원된다면 최고급 항공기 좌석을 얼마든지 애용할 수 있는 빈약한 도덕성을 가진 이가
어디 현 위원장뿐이던가. 죄인마냥 곤란한 낯빛으로 눈 내리깔던 현 위원장 모습과 달리 "위증하면 당장 사퇴할 수 있냐"고 몰아붙이던 서 의원
모습은 그래서 더 당당해 보였다.
그는 그렇게 남의 도덕성을 준엄하게 심판했던 사람이다. 찾아보면 웃지 못할 코미디 같은 사례가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공은 이제
더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이미 공천과정에서 서 의원 갑질 행태를 알고도 공천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이 당이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와 수준도 증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