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일상 속으로”…제주도, 한림서 첫 ‘현장 도지사실’ 가동
제주도가 도민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들어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현장 도지사실’을 처음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해법을 함께 찾는 소통 행정에 나섰다. 기존 도청 청사를 벗어나 주민 생활권으로 찾은 이번 도지사실은 ‘찾아가는 행정’의 새로운 시도로 주목...
천년 사랑이 흐른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데를 드데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데 졈그랄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 ‘정읍사’ 전문
백제 땅 정읍현에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행상으로 자주 집을 비웠다. 그러던 어느 날 , 바로 다녀온다던 남편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젊고 어여쁜 아낙은 마을 어귀에서 달님에게 빌고 또 빈다. 남편이 위험한 곳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그리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높이 높이 떠서 멀리 멀리 비춰달라고. 얼마큼의 기다림이 지났을까? 끝내 여인은 간절한 기다림을 품은 채 돌이 되고 만다.
천년 여의 세월을 넘어 전해오는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바로 정읍사(井邑詞)다. 정읍사는 조선 성종의 하명으로 제작한 ‘악학궤범’에 전해진다. 현전하는 백제시대 유일의 가요인 정읍사는 남편에 대한 아내의 사랑을 담고 있다. 평민적 삶에서 빚어진 서정성이 돋보이는 정읍사는 ‘사랑’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정읍사의 공간적 배경지 정읍시가 바로 이 애절한 부부사랑을 스토리텔링(storytelling)화 해 ‘사계절 체류형 관광도시 정읍’의 핵심 기반으로 구축해가고 있다. ‘정읍사’를 주요 테마로 해서 정읍의 역사와 문화를 가미해 만든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이하 정읍사 오솔길)’과 지난 11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백제가요 정읍사 관광지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정읍사 오솔길은 지난 2012년 안전행정부(당시 행정안전부)로부터 ‘우리마을 녹색길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계절 문화․역사체험 관광지로...2018년 12월 준공예정
정읍사 관광지 조성사업(이하 정읍사 관광지)은 신정과 용산동 일원(정해마을 중심) 21만5천808㎡(약6만5천평)의 부지에 총사업비 304억원(국비 94, 시비200, 민간투자10)을 투입해 문화․역사체험 관광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의 주 무대인 정해마을은 정읍의 근원(根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샘바다’ 혹은 ‘새암바다’라로도 하는데, 현청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에 우물 정(井) 형태의 샘이 있는데, ‘정읍’이라는 지명의 근원이다. 특히 마을 내 자리한 ‘부부나무’라 불리는 연리지가 유명하다. 사람들은 정읍사 속 여인이 나무로 환생했고, 그녀를 잊지 못한 남편이 또 한그루의 나무로 자리했다가 달 밝은 어느 밤 하나의 몸이 됐다고 믿고 있다. (정읍시 발행 ‘길따라 마음따라 알콩달콩 정읍이야기’ 중에서)
정읍사 관광지는 이러한 정읍사 설화와 정해마을 관광자원인 새암우물 그리고 부부나무 등의 자원을 활용해 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문화 자원의 가치를 높임은 물론 문화자원과 역사․자연을 접목함으로써 정읍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사업 내용을 보면 정읍’ 또는 ‘빗가락정읍’이라고도 불리는 우리의 전통기악곡인 수제천의 역사와 정읍사 설화 속의 사랑 이야기 등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정읍사가요박물관(이하 가요박물관)’을 비롯 저잣거리와 정읍사 여인집 등이 들어선다. 석가산원 등의‘경관정원’과 생태연못, 누각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2018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가요박물관은 각 나라와 시대별 사랑가요에 대한 내용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박물관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방송매체와 가요 전문가 등과 연계해 관람객과 양 방향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프로그램 등을 개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설화 속 저잣거리도 조성된다. 여기에는 한식체험관과 저잣거리 행상, 주막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이를 재료로 한식을 직접 만들어 보고 맛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산물 판로 확보와 지역민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인의 생가도 시대적 배경에 맞게 조성해 관람객들의 설화에 대한 이해와 친숙도를 높이고 전통 예절과 체험 공간인 예절 교육관도 조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주제로 한 아름다운 정원도 조성한다. 정읍사를 모티브로 소설가 문순태가 창작한 ‘정읍사- 천년의 기다림’의 주인공 남편 도림과 아내 월아를 딴 ‘도림월아원’과 사랑을 테마로 한 ‘달기원’백제의 뛰어난 정원술을 바탕으로 노자공이 쌓았다는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석가산(돌과 흙을 쌓아 만든 산)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생기시장은 “백제가요정읍사 관광지가 조성되면 단풍명소인 내장산은 물론 체류형 관광휴양시설인 내장산리조트와 신정동 일원 전북연구개발특구와 연계돼 우리 정읍을 대표하는 문화와 역사․자연 관광지이자 ‘사계절 체류형 명품관광도시 정읍’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