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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광 양 기 업 황 재 우 대 표 이 사 |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이나 불행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이 궁지에서 벗어나 마음 편해지기 위해 즉각 다른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물론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기 잘못을 직면해야 하므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번 남의 탓으로 돌리고 나면 책임을 떠넘기는 건 좀처럼 떨쳐 버릴 수 없는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사실 책임이라는 말은 상당히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 먼저 글자 의미부터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안겨준다. 원래 이 ‘책임질 책(責)’ 자는 ‘빚을 진다’ 또는 ‘꾸짖는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재물(貝)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주(主)인에게 꾸짖음을 당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재물이라고 해서 굳이 돈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도 재물이며 사람과의 관계도 소중한 재물이다. 이런 귀한 재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꾸짖음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아마 한 해를 돌아보면서 본인들 스스로도 반성과 후회를 하면서 자기를 견책(譴責)하거나 또는 새로운 다짐들을 하게 될 것이다. 솔직히 꾸짖음 받지 않고 살 만큼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서로가 서로를 돕기 위함이다. 회사는 직원들과 임원들이 서로를 돕고 견책할 때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책임의식을 얼마나 강하게 가지고 있는 가에 따라 회사의 운이 달라지고 또 개인의 명예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필자는 간혹 일본 사무라이 정신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들은 전쟁에서 패배하면 할복자살로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생각하면 두렵기조차 하지만 책임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일본이 그처럼 경제부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그런 책임의식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점 중의 하나는 책임의식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언론을 통해서도 자주 접하고 있다. 그런데 '책임감'을 뜻하는 영어 단어 'responsibility(리스판서빌리티)'의 어원 또한 상당히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응답하는 능력', 즉 'respond +ability' 라는 점이다. 정말 그렇다. 응답하는 능력을 키워야만 책임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회사 대표가 좋은 말을 많이 한다고 해도 직원들의 응답이 없으면 그야말로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 것이다. 제대로 잘 돌아가는 회사는 이처럼 서로 응답이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응답에 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못할 게 없는 법이다. 기업(企業)이라는 한자 역시 그런 뜻을 내포하고 있다. ‘꾀할 기(企)’자만 잠깐 생각해 봐도 그 사실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기(企) 자는 ‘사람인(人)’ 자에 ‘그칠지(止)’ 자로 구성돼 있다.
임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결코 현실에 안주(止)하지 않고 회사는 꾸준히 성장시킬 수 있는 법이다. 이런 이치는 가정이든 집단이든 모두에게 다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내고자하는 함께 응답하는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쪼록 청말띠 해인 2014년에는 내가 좀 더 책임지는 성숙한 개인과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