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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쯤이면 가장 바쁜 사람
  • 송태원
  • 등록 2013-12-10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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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무 힘이 없는 담당공무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이 있는 지자체장의 입장을 듣고 싶은 물음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 지자체장은 별 답변이 없고 아무 힘이 없는 담당공무원의 답변만 있을뿐이다. 담당공무원에게 "지자체장의 입장을 듣고 싶은 것이다."라고 하면 "구청장님은 바쁘셔서...." 라는 답변이 나오곤 한다.

구청장님이 바쁘시다? 어쩌면 그 담당 공무원의 말이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매해 이맘쯤이면 구청장은 무척 바쁠 것이다. 더욱이 내년 6월에 지자체장 선거가 있을 테니 올해같은 연말에는 더욱 바쁠 것이다.
 
그러나 그 바쁜 것이 구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해서 바쁘기 보다는 내년 지자체장 선거를 염두해 둬서 더욱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만약에 지자체장이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지금 그가 바쁜 것은 구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를 하고 일을 하느라고 바쁜 것일테지만, 그렇지 않고 내년 선거에 또 나올 작정이라면 지금 그가 바쁜 것을 구민들을 위해서 바쁜 것이 아니라 내년 선거를 의식해서 바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OO구 상공회의 송년회, OOOO 송년회, XXXX송년회,재경XXXXX송년회....

이맘쯤이면 지역의 여러 모임에서 송년회가 있을 것이고 지자체장은 그런 곳에 가서 눈도장을 찍던 아니면 치사를 하기 위해서던지간에 그런 곳을 열심히 찾아 다니고 있는 것 같다.

그가 그곳에 가는 목적은 아마도 그 모임의 뜻에 공감하고 같이 참석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내년 선거때에 표를 의식해서 가는 것이기에 그런 모임에서 얼굴을 알려졌다고 믿으면 또 다시 다른 모임이 있는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자체장이 그런 모임에 얼굴을 내밀려고 갈 적에는 자신 혼자만이 간다면 참 좋겠는데 그 모임과 대충 연관이 있는 부서의 공무원들도 줄줄이 따라가서 그 앞에서 지자체장을 기다리고 있는 남 보기 안좋은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꼴보기가 싫은 때도 있다. 담당 공무원들이야 자신의 상관인 지자체장에게 밉보여서는 좋은게 없는 것인지라 설사 싫어도 따라가야만 할 것이다.
 
지난 달 말에 내가 속한 모임에서 송년회를 했다.

맞은 편에서는 지역 상공회의의 송년회가 열리고 있었다. 송년회장 입구 로비에는 낮익은 공무원들이 서성이는 모습이 보였다. "왠일이야요?" 하고 물어보니 옆에 있는 지역구 상공회의 송년회장에 지자체장이 있다고 하면서 밖에서 그런 지자체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였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구청장은 우리의 송년회장에 들어와서 인사를 하고 조금있다 밖으로 나갔다.
 
지자체장이 나가자 그를 따라와서 대기(?)를 하고 있던 공무원들도 같이 따라 가버렸다. 그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설사 지자체장이 내년 지자체 선거를 의식해서 그런 모임을 찿을지라도 그때는 자기 혼자만이 은근슬적 다녀와야지 하루 종일 근무를 한 담당 직원들까지 대동하고 다니는 일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자신이야 그렇게 하면 폼도 나고 좋을지 모르겠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목구녕이 포도청이라고 같이 다니기 싫다고, 퇴근 후에는 집에서 아이들과 편히 쉬고 싶다고 하는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와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면서 퍼득 내년과 같이 지자체장 선거가 있기전 해의 여러 송년회가 몰려 있는 이맘 겨울쯤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아마도 다음 해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현 지자체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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