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의구심이 일 때는 그 글자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 힘을 받을 때가 있다. 요즘 경기(景氣)가 좋지 않아 경기(驚氣)를 일으킬 정도라고 하는데, 그 말이 결코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마 마음의 경련(痙攣)을 일으키는 자영업자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또 지혜를 발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차피 장사를 한다는 것은 내 물건을 손님들에게 파는 행위이므로 그들의 마음을 짚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런 뜻에서 보자면 자영업자도 한의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고객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진맥하는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젠 그냥 오는 고객만 상대해가지고는 별 희망이 없다. 오지 않는 손님도 오게끔 만들어야 하고, 또 한 번 온 손님은 영원한 나의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세상에 가장 사기 어려운 게 바로 사람의 마음이지만 또 한 번 사고 나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도 마음이다. 그게 바로 상업활동의 기본정신이기도 하다. 사실 상(商)자는 단순하게 영업활동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고 헤아리는 능력을 가리켜 상(商)이라고 불렀다.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가계에 POP 글씨 하나를 써서 붙여 두는 것도 신뢰를 주기도 하고 또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고객들은 그 모든 것을 한 눈으로 알아채는 육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 헤아릴 상(商)자를 가만히 보면 상당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설 립(立) 자가 우뚝 솟아 있다. 제대로 상업활동을 하게 되면 팔(八) 자 펴고 우뚝 솟을 수 있다는 뜻인데, 역시 그 중심에는 입(口)이 있다.
한 마디로 친절한 태도와 진정한 마음으로 말해야 하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하겠다. 흔히 물건을 팔고 사는 것을 매매(賣買)라고 하는데, 역시 팔 매(賣) 자에는 선 비 사자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물건을 팔 때는 선비 같은 기질을 가져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놓고 생각해보면 장사란 사람을 상대로하는 최고의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의 친절한 말 한 마디와 신뢰감이 고객들로 하여금 즐겁게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무기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