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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민참여재판' 대구지법서 열려
  • 서민철
  • 등록 2008-02-14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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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딱딱한 법률용어 대신 파워포인트와 사진 자료 등을 동원해 알기 쉽게 사건개요를 설명하는 검사, 치밀한 법리와 정황 설명으로 피고인을 변호하며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변호사, 재판장의 주의사항을 듣고 선서를 하고 법리공방을 지켜본 후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재판장에게 건네는 시민 배심원단….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의 모습이다. 법정에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의 첫 배심원제 재판을 위해 남녀 각 6명, 총 12명이 배심원으로 참석했다. 이날 재판은 그동안 방청석에서조차도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예전 재판 모습과는 달리 일반인들도 사건을 자세히 알기 쉽도록 진행됐다. 대구지법은 선정기일 통지를 받고 이날 오전 법정에 출석한 배심원 후보를 상대로 추첨, 검사와 변호사의 기피 신청을 접수한 후 모두 12명(예비 배심원 3명 포함)을 배심원단으로 선정했다. 이날 법정에는 전체 배심원 후보 대상자 230명 중 80여명의 배심원 후보가 나와 많은 관심을 반영했다. 최후 변론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은 배심원들을 상대로 각자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얼마나 법리적 설명을 잘 하느냐에 따라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유·무죄 판단과 의견이 달라질 수 있고, 이들 배심원단의 의견이 판사의 최종 선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배심원들의 평결은 미국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과 달리 ‘권고’의 성격만을 지니고 있지만, 그간의 재판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판사가 배심원들의 평결을 뒤집으려면 그 이유를 명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은 배심원 선정-본재판-배심원 평의-최종선고 순으로 진행됐다. 배심원은 대구지법이 무작위로 통지한 본원 관할 지역의 만 20세 이상 후보 주민 230명 가운데 법정에 나온 86명 중에서 선정했다. 검찰과 변호인측이 피고인과의 친소 관계 등을 물어 최종 9명의 배심원과 3명의 예비 배심원을 추렸다.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 본재판 후 배심원들은 2시간 가까이 배심원 평의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조율했으며,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 결과를 참고해 피고인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80시간의 판결을 선고했다. 사상 첫 국민참여재판을 주관한 황영목 대구지방법원장은 11일 “사법권에 대한 국민의 주권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의미를 부여하면서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신속한 정착을 위해 배심원 후보자로 통보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판 현장에는 국내외 언론뿐만 아니라, 내년 봄부터 배심원제도를 도입하는 일본의 현직 검사 1명도 재판을 참관해 국내 검찰 측의 설명방법과 배심원의 반응을 자세히 살폈다. 이날 참석한 배심원에게는 10만원, 배심원 후보자에게는 5만원의 일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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