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의 민영화 사업 2차입찰이 27일 실시된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 단독입찰로 유찰된 1차 입찰과는 달리 2차 입찰에 현대중공업이 참여하면서 유효입찰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은 KAI 인수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향후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등은 KAI 지분 매각과 관련해 우선대상자 선정 등 절차를 이행하게 되는데 예비심사 등 2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대중공업의 KAI 지분매각 2차 입찰 참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사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단독입찰을 예상하고 상경투쟁에 나섰던 한국항공우주산업 비상투쟁위(이하 비투위)는 당황한 기색이다.
비투위 관계자는 “입찰예정 시간(오후 3시) 30분 전까지 정책금융공사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의 참여를 짐작할 수 있는 낌새가 없었다. 의향서만 제출해도 유효입찰이 되는지 몰랐다. 매우 당황스러운 일로 노조차원에서 다시 이 일을 논의해 입장을 정리, (투쟁)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매각대상의 자료(Date Base-500만원 상당)를 하루 전에 분석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현대중공업은 (D/B) 매입을 하지 않아 대한항공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 수의계약으로의 진행을 염두에 두고 상경투쟁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노조는 그동안 민영화 자체를 거부해 왔기때문에 이번 유효입찰을 두고도 파업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KAI 노조에 따르면 지난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서 전체 조합원 1927명 가운데 1614명(84%)이 참여해, 찬성률 95%로 파업을 결의했다. 이로 인해 KAI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투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비투위는 “그동안 분노하는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가급적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위한 정책금융공사의 KAI 매각을 반대해 왔다”며 “이번 쟁의 결의가 극단적인 행동으로 가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러나 정책금융공사가 부실기업인 대한항공에 수의계약을 통해 특혜를 주기위한 매각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경우 파업투쟁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2차 입찰 유찰에 따른 대한항공의 수의계약을 두고 나온 발언인 만큼 유효입찰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KAI 지분매각과 관련해 사천지역의 정서를 파악하고, 그동안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문을 설명하기 위해 오는 10월 4일 사천지역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혀왔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