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예수 결혼 했다? 문서 공개돼 "파문" 무슨일이?
  • jihee01
  • 등록 2012-09-20 09:36:00

기사수정

2003년 출간된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장편 『다빈치 코드』는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부 넘게 팔렸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추리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예수가 결혼해 자식이 있었다는 도발적 설정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았다. 당장 로마교황청은 책 내용이 사기라며 비난했고, 몇 년 후 소설이 영화화되자 관람을 금지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황청, 그리고 대다수 기독교 신자가 불편해 할 만한 문건이 또 나왔다. 이번엔 넘치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소설가가 아니라 엄밀한 사실의 세계를 추구하는 미국 하버드대의 신학자에 의해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하버드대의 초기 기독교 전문가인 캐런 L 킹 신학부 교수가 '예수의 아내'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된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찾았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 콥트학회에서 해당 문서가 공개됐다고 했다.

킹 교수가 '예수의 아내서'라고 이름 붙인 이 문서 파편은 가로·세로 8X4㎝ 크기다. 그리스 문자를 사용한 고대 이집트 남부 언어인 콥트어로 쓰였다. 앞면에 여덟 줄 정도가 부분적으로 판독 가능하고, 뒷면은 단어 몇 개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부정확한 상태다. 문서는 대략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저 배그널 뉴욕대 교수 등 파피루스 전문가들에 의해 위조된 게 아님을 확인받은 상태다.

예수 부활의 첫 목격자는 마리아 막달레나(왼쪽)다. 그림은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나를 만지지 말라'(1534년께). 영적인 세계와 삶의 세계를 구분하는 말이다. 여덟 줄 안에는 “예수께서 그들(제자)에게 말했다. '내 아내…'”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와 같은 대목이 있다. 킹 교수는 “다른 건 몰라도 '아내'라는 단어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기 기독교 시대에 이미 예수가 결혼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논란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발견을 댄 브라운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예수 결혼 기정사실화를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예수 결혼설'은 새로운 게 아니라고 말한다. 비교종교학자인 캐나다 리지아나대 오강남 명예교수는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런 내용을 밝힌 고문헌이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
진보신학자인 제3시대 그리스도연구소 김진호 실장 역시 “3∼4세기 지중해 지역에 널리 퍼졌던 민중신비주의(영지주의) 계열의 기독교도들 사이에 마리아 막달레나를 숭배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현재의 정전(正典) 성경 자체가 서기 325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여러 분파로 나뉜 기독교를 하나로 통합해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집대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현재 성경의 내용은 역사적으로 정통성을 인정받게 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국내 가톨릭과 개신교계도 ‘예수의 결혼설’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한국 가톨릭의 공식 기구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오래전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문서의 하나로 보인다”며 “문서의 진위와 관계없이 교회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예수와 관련한 여러 이설의 하나일 뿐”이라며 “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동구, 2026 재난안전예산 우선순위 검토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오후 2시 3층 재난상황실에서 재난안전 관련 담당자들이 함께 2026년 재난 안전 예산 우선순위를 검토하였다.    이번 검토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101개 사업 186억 대한 적정성 심의, 예산반영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여 재난 안전 관련 예산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시급한 재난 안...
  3. 울산 동구, NH농협은행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구청장 김종훈)는 10월 17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NH농협은행과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약정 체결식에는 김종훈 동구청장과 백창훈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NH농협은행은 구 금고지정 제안서 접수에 단독으로 참여하여 지난 9월 29일 개최된 ...
  4. 2025-2026 절기‘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발령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질병관리청이 10월 17일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및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0주차(9월 28일~10월 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외래환자 1,000명...
  5. 동구,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및 식중독 예방 캠페인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화진초등학교 일원에서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유도하고 식중독 예방 홍보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캠페인은 공무원과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 등 13명이 참여해,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어...
  6.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뉴스21일간=문제현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인천 = 문제현사회2부 기자 = 2025년 10월 14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이 과거 판결문에 적시된 인물과의 ‘알고 지낸다’는 문구를 근거로 경기동부연합과 연결..
  7. 카페정원‘소오소오’ 울산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민간정원 ‘소오소오’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울산광역시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소오소오’는 전체 면적 1,155㎡ 가운데 470㎡(40.6%)를 녹지로 조성한 도심형 식물정원으로, 교목 9종, 관목 8종, 초화류 33종 등 총 50여 종의 식물이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