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이사장 정영식)은 지난 17일 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329호)이 서식하고 있다고 공식발표 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날 "지리산 야생 반달가슴곰 서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열감지 센서를 부착한 20대의 무인카메라 중 지난달 해발 1천1백20m 지점에 있는 카메라에 곰이 촬영됐다"고 밝혔다.
재작년 11월 진주MBC 방송사 카메라에 반달가슴곰 모습이 담긴 적이 있지만 정부 산하 기관이 야생 반달가슴곰을 필름에 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측은 "재작년 11월 지리산 야생 반달가슴곰 서식이 보도된 이후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10월초 촬영된 필름을 회수해 이 달 초 현상한 결과 그 실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은 무게가 100∼120㎏의 어른 곰으로, 물웅덩이로 샘물을 먹으러 내려 왔다가 근처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
5년간 야생 반달가슴곰을 추적해 온 한상훈 반달가슴곰 관리팀장은 "일본 전문가 4명을 포함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검증한 결과 야생 반달가슴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마와 귀밑이 넓고 얼굴이 둥근 형태이며 목의 갈기가 사자처럼 옆을 향해 삐쳐 나와 있는데, 이는 대륙계 곰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이번에 촬영된 반달가슴곰은 머리 부위의 골격형태나 털이 난 상태로 판단할 때 6∼7세 이상의 성수(成獸)로 추정된다"면서 "그간 털이나 배설물, 나무상처 등 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5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출입통제 및 밀렵감시체제 확대를 통해 안정된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확보하고 종 복원사업을 통해 근친교배에 의한 자연도태를 예방해 지속적인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9월 지리산에 방사한 네 마리의 새끼 반달가슴곰 가운데 암컷 두 마리는 적응실패로 회수되거나 행방불명됐으며 반돌.장군 등 수컷 두마리는 전파 발신기를 부착한 상태에서 두 번째 겨울 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몸 전체에 검은색 또는 적갈색의 털이 나 있으며, 가슴에는 흰털이 V자 모양으로 나있다. 우리나라 반달곰은 지난 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다.
공경보 기자 kongkb@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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