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전남 여수시 앞 바다에서 한류성 어종인 대구가 처음 어획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여수시 화양면 장수만에 설치해놓은 정치망에 산 채로 붙잡힌 대구는 암컷 2마리로 몸길이 64.5∼66㎝,무게 3.3∼4㎏인 3세어(태어난 지 3년째인 물고기)이며 성숙된 알(지름 1.1∼1.2㎜)을 품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들 암컷에서 받은 알을 거제에서 채취한 수컷 정자로 인공 수정한 뒤 수정란을 여수시 화양면 장수만에 방류하기로 했다. 최근 산란장인 경남 진해만과 거제도 주변해역에서 대구가 소량 어획된 적은 있지만 남해중부해역에서 대구가 붙잡힌 것은 지난 1970년대 이후 약 30년만이라고 수산과학원은 밝혔다.
우리나라 대구 어획량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4천∼5천t에 달했으나 1990년대 들어 300∼600t으로 격감하는 등 자원감소가 심각한 어종의 하나다.
우리 연안에 분포하는 대구는 소형인 서해산과 최고 1.2m까지 성장하는 동해산 대구로 크게 나뉘는데 이번에 여수 앞 바다에서 어획된 대구는 동해산으로 분류됐다.
수산과학원은 한류세력이 남하하면서 여수연안의 수온이 약 8.4℃로 떨어져 산란에 적합한 수온(5∼9℃)이 형성돼 대구들이 알을 낳기 위해 연안으로 접근하다 붙잡힌 것으로 추정했다.
수산과학원은 현재 남해연안에 대구의 산란에 적합한 수온대가 형성되고 있어 현재의 해황이 이어진다면 남해연안으로 유입되는 대구의 자원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수산과학원 관계자는“한류성 어종인 대구는 동해안은 물론 서해 중앙부에 일부분포하고 있어 남해 중부해역에서 어획된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연안어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태에서 대구가 출현한 것은 대구 어자원 증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kimdh@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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