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수출산업 왜 취약하나 <상>특정품목 편중 심화
경남지역의 수출이 조선 등 일부 품목에 편중돼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은행 경남본부의 ‘경남지역 수출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경남의 수출은 특정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역경제의 구조 고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남지역의 수출은 상위 5대 품목의 비중이 전체 수출의 90%를 상회하는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한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전국과의 편중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경남수출의 상위 5대 품목은 ▲조선 ▲일반기계 ▲전기장비 ▲자동차(부품 포함) ▲철강·금속제품 등이다.
특히 조선(54.6%)의 비중이 압도적이고, 일반기계(16.6%), 전기장비(11.0%) 등도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조선의 편중 현상이 두드러져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조선 수출 비중이 경남지역 전체 수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55%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장비는 그 비중이 2000년대 초반의 30%대에서 2010년 이후 1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남지역 5대 수출 주력품목 비중 추이를 보면 2000년 86.0%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작년에 92.2%까지 상승했다.
이에 반해 수출대상국은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으며, EU와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선주의 실제 국적을 기준으로 선박 수출을 조정할 경우, EU와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작년 1∼11월중)는 56.4% 정도다. 이는 전국평균(35.4%)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부품소재의 높은 대외의존도 역시 경남지역 수출구조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경남은 조선기자재를 중심으로 한 부품소재 수입비중이 2000년 이후 계속해서 50% 안팎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기자재의 경우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수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자본재(작년 1∼11월중 37.7%) 수입비중도 전국평균(27.4%)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이같은 경남지역 수출의 취약점은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성장잠재력 측면 경남지역 수출산업의 높은 대외 부품의존도는 최종재-부품소재간, 대기업-중소기업간 연관관계를 약화시켜 지역경제의 지속적 성장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한은 경남본부는 진단했다.
도내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의 경우 중간재 국산화율이 자동차(86.2%), 일반기계(86.1%) 등 다른 업종에 크게 못 미치는 64.2%로, 40% 정도의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선업이 생산·부가가치·취업 등을 유발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외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조선의 생산이 증가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성장에 기여하는 부가가치나 최종수요, 고용 등을 견인하는 실질적 효과는 생산의 증가분을 크게 밑돌게 된다는 의미다.
한은 경남본부 관계자는 “조선기자재를 비롯한 주요 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임으로써 현재보다 성장 및 고용을 상당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변동 측면에서 조선 등 일부 품목과 선진국에 편중된 수출구조는 지역경기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 조선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지역경제도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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