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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삼별초 바닷속에서 깨어나다
  • 김영희
  • 등록 2011-10-06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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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260년대 타임캡슐, 마도 3호선 발굴 성과 -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2011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마도 3호선의 수중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목간(木簡) 32점, 도기호(陶器壺) 28점, 곡물류, 사슴뿔, 장기 돌 등 총 287점을 인양했다. 이중 목간 판독을 통해 마도 3선은 1260~1268년에 난파된 배로 확인됐다.
 
마도 3호선은 길이 12m, 너비 8m, 깊이 2.5m가량으로 지금까지 수중 발굴된 고려 선박 중 가장 잘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발굴된 적이 없는 배의 이물[船首]과 고물[船尾], 돛대와 이를 고정하는 구조 등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고려 시대 선박 구조의 전모를 밝힐 수 있게 됐다.
 
목간에는 화물의 수취인으로 시랑(侍郞, 정4품) 신윤화(辛允和)와 유승제(兪承制, 정3품, 兪千遇)가 적혀 있는데, 이들이 해당 관직을 지낸 시기가 1264~1268년으로 마도 3호선의 연대를 알 수 있다. 또한, 수취인 중 한 명인 김영공(金令公)은 최씨 무인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권력을 잡은 무인 집권자 김준(金俊)이다.
 
목간에는 ‘우삼번별초도령시랑(右三番別抄都領侍郞)’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삼별초가 좌·우 각 3번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와 별초의 지휘관이 종래 7~8품의 하급 무반(武班)이라고 알려졌지만 4품의 시랑(4품, 장군과 같은 품계)도 맡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마도 3호선 목간은 몽골침략에 끝까지 저항한 삼별초의 실체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획기적인 사료(史料)다.

마도 3호선의 주요 화물은 젓갈, 말린 생선, 육포, 볍씨 등 먹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나무상자에 생선뼈가 가득 들어 있었고, 함께 발굴된 목간에는 “사어(沙魚)”가 적혀 있는데, 상어를 보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말린 홍합(건담, 乾?), 생전복(생포, 生鮑), 전복젓갈(포해, 鮑?) 등도 항아리에 담겨 있었다. 홍합 털(足絲)과 사슴뿔도 다량 나왔는데, 지혈제 등 약재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외에도 볍씨, 보리, 밤 등 곡물류와 함께 직물 뭉치도 발굴됐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47점의 장기 돌이다. 검은색의 타원형 조약돌의 앞면과 뒷면에 장군(將軍), 차(車), 포(包), 졸(卒) 등이 뚜렷이 적혀 있다. 마도 3호선 선원들의 오락거리로, 고려 중기 송으로부터 유입된 장기가 일반에서 많이 두어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마도 3호선은 1264~1268년 고려의 지방지배, 삼별초 등 정치·군사·경제적 실상과 함께 고려 사람들의 먹거리, 장기 등 일상생활을 밝힐 수 있는 여러 자료를 담은 타임캡슐이다. 발굴 조사는 올해 10월 말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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