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방사선 기술과 나노 기술을 이용한 협동 연구를 통해 연료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소재를 개발하였다.
양 기관은 지난 2007년부터 4년여에 걸쳐 수행한 ‘방사선을 이용한 연료전지 소재 개발’ 과제를 통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저온 동작을 가능케 하는 ‘탄소막이 코팅된 은 나노 분말 촉매제’와, 직접메탄올 연료전지(DMFC)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은 끌어올릴 수 있는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그간 SOFC 개발의 최대 난제는 동작 온도를 600~650℃까지 낮추는 것으로, 연구 팀은 나노 분말 기술을 이용해서 탄소를 코팅한 은 나노 입자를 촉매제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SOFC의 이온 교환을 위해서는 800~1,000℃의 높은 온도가 필요해 고가의 특수 합금을 소재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실용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은을 사용해서 저온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은이 열처리 과정에서 서로 응집하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왔다.
원자력(연) 이창규 박사 팀은 에너지기술연구원 송락현 박사 팀과 공동으로 은 나노 입자 표면을 탄소로 코팅함으로써 SOFC의 핵심 부품인 공기극과 은 나노 입자의 결합력을 높이고 열처리 중에 은 나노 입자끼리 응집되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탄소막이 코팅된 은 나노 분말 촉매제를 입힌 공기극을 사용한 SOFC가 650℃에서 최대 400 ㎽/㎠의 성능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
원자력(연) 신준화 박사 팀은 에너지기술연구원 정두환 박사 팀과 협동 연구를 통해 방사선 접목 기술을 이용해서 DMFC를 소형화.경량화하고 추운 날씨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하는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개발하고 연료전지 스택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DMFC는 고농도 메탄올을 사용할수록 더 작은 크기의 전지로 동일한 출력을 얻을 수 있고 더 낮은 온도에서 사용할 수 있어 겨울철 활용도를 높일 수 있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연료전지막들은 메탄올 농도를 높이면 메탄올을 흡수해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해서 연료전지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 박사팀은 방사선을 이용해서 두가지 고분자를 공중합시키는 방사선 접목 기술(그라프트, graft)을 이용해서 고분자 필름에 염화비닐벤질 고분자를 접목시킨 뒤 이를 화학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메탄올의 투과는 최소화하고 수소 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기능을 갖는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개발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연료전지막으로 DMFC 스택을 제작한 결과,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듀퐁(Dupont)사 소재인 나피온(Nafion)이 메탄올 농도 1몰에서만 정상 작동하는 반면,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은 5몰 이상의 높은 메탄올 농도에서도 나피온보다 2배 이상의 출력(120 ㎽/㎠)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 성과는 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및 나노 관련 기술과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료전지 제작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만들어진 협동 연구의 모범 사례로, 연료전지 핵심 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R&D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연료전지 기술 완성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SOFC의 낮은 동작 온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출력을 500 ㎽/㎠까지 높일 계획이며,DMFC는 40W급 시제품을 제작해서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한 뒤 성능 및 제조 조건의 최적화를 통해 고분자 연료전지막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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