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칸 영화제가 23일 오후 7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경쟁 부문 상영작에 대한 수상작(자)을 발표하며 막을 내렸다.
전주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에도 참여한 바 있는 태국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엉클 분미'가 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한국의 이창동 감독은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고,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서티파이드 카피'로 줄리엣 비노시에게 생애 첫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프랑스의 자비에 보브와 감독이 '사람들과 신들'로 심사위원대상, 프랑스 마티유 아말릭 감독이 '순회공연'으로 감독상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뷰티풀'의 하비에르 바르뎀은 남우주연상을 수상, 연기파 배우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칸 영화제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등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이창동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칸 여우주연상을 안긴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수상, 세계적인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창동 감독의 '시'는 제작단계서부터 칸이 주목해 온 작품. 지난 20일 공식 상영 이후 뚜렷한 주제 의식 등으로 찬사를 받아왔다.
특히 아름다운 시와 삶의 고통의 상징인 성폭행 사건이란 이질적인 이야기를 절묘하게 풀어냈다는 평가였다.
반면, '칸의 여왕' 전도연은 '하녀'로 다시 칸을 찾아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서 한국영화가 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5번째다. 2002년 '취화선'(임권택)이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박쥐'(박찬욱)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시'의 낭보에 앞서 22일(현지시간)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10번째 연출작 '하하하'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8년 '강원도의 힘'(주목할만한 시선)으로 칸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이래 6번째, 12년 만에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주목할만한 시선'은 칸 영화제 공식 섹션으로 1984년 이두용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가 처음 이 부문에 진출한 이래 한국 영화로는 처음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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